[어린이 책] 미운 친구 혼내줬는데… 왜 마음이 더 불편할까?

조선일보
입력 2018.08.18 03:02

잠이 오지 않는 밤

잠이 오지 않는 밤

홍그림 그림책|창비|52쪽|1만3000원

'흥, 초코쿠키 좀 안 줬다고 날 돼지라 놀리다니. 웅이 녀석, 힘만 세면 다야?'

부아가 치밀어 잠이 오지 않는다. 웅이가 과자 좀 달랬는데 재민이 혼자 먹어버리긴 했다. 그랬기로서니 치사하다며 약 올리고, 다섯 대나 때렸다. "난 한 대밖에 못 때렸는데!"

그때 방문이 열리고 달각달각, 자박자박, 스륵스륵 괴물들이 들어온다. 붕대 친친 동여맨 몸뚱이에 너저분한 날개, 대충 꿰맨 얼굴이 암흑 속에서 번득이지만 재민이는 무섭지 않다. 도리어 깜찍한 생각이 떠오른다. "다들 날 따라와. 나쁜 사람들, 혼내 줄 테야."

잠이 오지 않는 밤 책 속 일러스트
/창비
집을 나서자마자 동전을 빼앗아 간 동네 형이 나타난다. "가라, 힘센 손바닥!" 골목길에선 재민이만 보면 물려고 하는 옆집 개와 마주친다. "가라, 날쌘 외눈박이 토끼!" 장난감을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혼을 내는 문방구 아주머니한텐 해골박쥐가 냄새 고약한 방귀를 날린다. '조용히 해라, 뛰지 마라…' 잔소리하는 학교 선생님은 붕대 유령이 입을 막아버린다. 마침내 웅이네 집에 도착한 그들은 통쾌한 복수를 감행하는데, 잠결에 꼼짝없이 당한 웅이는 "으읍~ 캑캑" 울음을 터뜨리고, 신이 난 재민이는 꿀밤 네 대를 놔 준다.

한데 그날 밤 재민이는 여전히 잠들지 못한다. 조막만 한 가슴에 쌓여 있던 미움, 무서움, 화, 두려움…. 내면의 어두운 결을 마주한 재민이는 다음 날 웅이와 화해할 수 있을까. 아이들 몰랑몰랑한 마음이 반성과 후회로 무르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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