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을 말한다] '아무튼, 딱따구리'

조선일보
  • 박규리·지속 가능 디자인 연구원
입력 2018.08.18 03:02

박규리·지속 가능 디자인 연구원
박규리·지속 가능 디자인 연구원
89% 중고 물건으로 꾸민 강릉 신혼집부터 고슴도치를 찾아 나서는 밤, 백반집에서 깨알 하나까지 남김없이 먹기 도전, 한사코 사양하는 일회용 컵과 비닐봉지, 50년 된 자전거로 오가는 출퇴근길이라는 엉뚱한 조합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올여름은 전 세계적으로 여러모로 특별하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을 강타한 전례 없는 무더위가 기후변화를 제대로 증명한 해이자, 중국에서 시작된 플라스틱 수입 금지와 매해 800만t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 덕분에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해 빨간불이 켜진 해이기도 하다. 세상이 어떻게 되려나 점점 더 미궁으로 빠지는 느낌이다.

나와 영장류 학자인 남편이 최근 몇 년간 옮겨 다닌 강릉과 케임브리지, 서울의 월셋집에서 어김없이 맞이한 딱따구리 이웃은 기막힌 행운인 줄만 알았다. 특히 서울 고척동 아파트 뒷산에는 종류도 다양해 오색딱따구리, 쇠딱따구리, 청딱따구리 여럿이 우렁찬 북소리를 선사한다. 자연 가까운 곳에서 소박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우리 부부의 성향이 가리키는 곳에 따다다다다닥! 경쾌한 딱따구리의 북소리가 있음을 차근차근 깨닫게 됐다. 딱따구리는 나무를 쪼아 벌레를 잡는 먹이 활동이 저도 모르게 숲을 가꾸고 새와 다람쥐에게 집을 제공하는, 유쾌하고 널리 이로운 삶을 상징한다.

'아무튼, 딱따구리'(위고)는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우리 부부가 그 삶을 세세히 실천하려는 유별난 하루하루에서 벌어진 스물네 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딱따구리를 매개로 때로는 웃음이 터지고, 때로는 속상하고, 때로는 감격하며 내가 마주한 '진실이 빛나는 순간'의 타래가, 더 많은 이가 저마다 딱따구리와 이웃하는 삶을 꿈꾸도록 이끌기를. 타라라락!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