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朴 지시에 따라 강제징용 재판 지연 요구"

입력 2018.08.16 21:09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과 관련해 양승태 대법원과 재판거래를 한 의혹을 받는 김기춘(79)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검찰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현직 대법관을 불러 강제징용 소송 판결을 지연시켜달라고 요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의혹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박상훈 기자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지난 14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에 소환돼 조사를 받으면서 "박 전 대통령이 ‘징용소송 대책을 마련해보라’고 지시했고, 법원행정처장과의 회동 결과도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12월 차한성 당시 법원행정처장(대법관)과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을 서울 삼청동 비서실장 공관으로 불러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낸 소송을 최대한 지연시키거나,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넘겨 판결을 뒤집어달라고 요청한 의혹을 받는다. 이 자리에는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은 2012년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낸 소송 2건에서 일본 전범기업들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며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다. 그러나 전범기업들이 2013년 8~9월 재상고하며 사건은 다시 대법원에 올라갔고, 지금까지 결론이 안 난 상태다. 강제징용 소송은 지난 7월에서야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검찰은 양승태 대법원이 일본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청와대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가로 법관 해외파견을 얻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실장은 검찰에서 "국익을 위해서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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