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사이버 불법 도박 뿌리 뽑아야

조선일보
  • 한민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무처장
    입력 2018.08.14 03:08

    한민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무처장
    지난해 제주에서 온라인 불법 도박에 빠져 1억5000만원의 빚을 진 청소년이 있었다. 빚 독촉에 시달리다가 결국 그의 부모가 집을 저당 잡히고 겨우 빚을 갚았다. 서울의 한 청소년은 부모에게 대신 도박 빚을 갚아달라고 자살 자작극을 벌이다 사망하기도 했다. 청소년들의 사이버 불법 도박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도박과 관련해 문제가 있는 청소년들이 12만명이라는 조사도 있었다. 이들은 빚을 갚기 위해 '알바 노예'로 전락하기도 하고 각종 범죄에 빠져들기도 한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 있어 고민"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게임을 가장한 불법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이 많다.

    온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몰래 카메라(몰카) 범죄도 불법 도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몰카 파일이 유통되는 음란 사이트에 불법 도박 업자들이 광고를 하기 때문이다. 불법 복제물을 유통하는 저작권법 위반 사이트들도 불법 도박 사이트가 주된 자금원 중 하나다.

    문제는 불법 도박 배후에 조직폭력배들이 있다는 것이다. 요즘 조직폭력배의 최대 수익원은 불법 도박이다. 불법 도박 판돈이 연간 80조~17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조직폭력배들은 이 자금으로 합법적인 사업체도 차리고 각계에 비호 세력을 구축하기도 한다.

    불법 도박에 대한 정부 대책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불법 도박 규모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법이 다양해지는 불법 도박을 막기 위해 불법 도박 단속 별도 조직을 설치해 상시 운영해야 한다. 또 국무총리실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 도박 관련 고발권과 수사권을 가진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을 배치해야 한다. 현재 불법 도박과 관련해 사감위는 감시 권한밖에 없어 불법 도박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공중위생, 의약, 환경, 사회복지 등 각 분야에서 2만여 명의 특사경이 검경과 공조해 불법행위를 단속하고 있다.

    거대한 조직과 엄청난 자금력, 그리고 첨단 기술로 무장하고 불법 도박을 운영하는 조직폭력배들을 단속하기 위한 법률도 정비해야 한다. 불법 도박 신고자에 대해 파격적 보상을 하고, 불법 도박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 강화 및 범죄 수익 몰수·추징 등을 제도화해야 한다. 불법 도박 관련 사이트를 신속히 폐쇄하고 관련 은행 계좌 지급 정지 등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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