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앞 백인우월주의자 30여명 시위…반대 집회엔 1천여명 “나치는 집으로!”

입력 2018.08.13 16:08

‘샬러츠빌 유혈 사태’ 1주기를 맞아 극우 백인우월주의자들이 12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지만,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맞불 집회’가 이를 압도했다고 미 CNN이 보도했다.

이날 미 워싱턴의 백악관 근처 라파예트 광장에서는 백인우월주의자 30여 명이 모여 ‘유나이트 더 라이트 2(Unite the Right 2·우파 결집 2)’라는 이름의 시위를 벌였다.

2018년 8월 12일 미국 워싱턴에서 성조기를 든 백인우월주의자들이 경찰에 둘러싸여 행진을 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CNN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극우 백인우월주의자 집회 ‘유나이트 더 라이트(Unite the Right)’를 주도한 제이슨 케슬러라는 백인 남성은 집회 신청서에서 최대 400여 명이 이번 집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 참가자는 수십 명에 그쳤다.

이날 포기 보텀 지하철역에 나타난 백인우월주의자 20여 명은 성조기를 들고 라파예트 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광장에 작은 무대와 스피커를 설치하고 자기들끼리 모여 연설하는 등 조용히 시위를 진행했다.

2018년 8월 12일 미국 워싱턴에서 성조기를 든 백인우월주의자 제이슨 케슬러가 시위를 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케슬러는 이번 집회의 목적이 ‘모든 사람들을 위한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폭력사태의 책임을 언론과 다른 단체들에 물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날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집회가 열린 곳 근처에서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맞불 집회를 열었다. 시민 1000여 명이 집회 장소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을 향해 “나치는 집에 가라!(Nazis go home!)” “부끄럽다(Shame! Shame! Shame!)”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또 “트럼프 반대, KKK(백인우월주의 단체 쿠클럭스클랜) 반대!” “미국에 파시스트는 없다!”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등을 외치며 반(反)인종차별 운동을 벌였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2018년 8월 1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백인우월주의자 집회에 맞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민 1000여 명이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인종차별 반대 진영 시위자들이 경찰에 둘러싸여 행진하는 백인우월주의자들에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시위 과정에서 양 진영 간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폭력사태를 우려한 워싱턴 경찰은 이날 집회가 열리기 전부터 주변 교통을 통제하고, 양 진영의 집회 장소를 엄격하게 분리했다. 경찰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반대 시위자들의 앞을 지나갈 때 이들을 둘러싸고 함께 이동하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백인인종주위자들의 시위는 약 2시간 동안 진행됐고, 폭우가 내리면서 중단됐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서 연행된 시위 참가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12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는 남부연합 상징인 로버티 E.리 동상 철거 문제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에 맞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고 양 진영 간 충돌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한 백인우월주의자의 차량 테러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자 1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을 당했다.

2018년 8월 1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백인우월주의자 집회에 맞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민 1000여 명이 맞불 집회를 열었다. 한 시위 참가자가 ‘나치는 미국인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푯말을 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태를 두고 양쪽 모두에게 유혈 충돌의 책임이 있다는 ‘양비론’을 펼쳐 거센 항의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이번 집회가 열리기 전 자신이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11일 트위터에서 “우리는 한 국가의 일원으로서 함께 해야 한다”며 “나는 모든 인종차별과 폭력 행위를 비난한다. 모든 미국인에게 평화가 있기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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