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81] You were sublime

조선일보
  • 이미도 외화 번역가
    입력 2018.08.11 03:08

    "그분은 완벽하진 않지만 훌륭하고 감동적인 연설을 해 자유세계를 하나로 뭉쳤어. 데이비드, 옛날엔 그분이 너보다 훨씬 말을 더듬었단다(David, he was a much worse stutterer than you."

    때는 1940년. 나치 독일군 U보트가 미국으로 가던 영국 피란선(避亂船)을 공격합니다. 세 살이었던 데이비드 슬레이더는 충격을 받아 말을 더듬습니다. 부모는 '그분'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들에게 희망을 심어줍니다. '그분'은 데이비드의 영웅 조지 6세입니다.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사진)'는 다섯 살 때부터 말을 더듬은 영국왕의 언어장애 극복기입니다.

    영화 '킹스 스피치'

    때는 1939년. 라디오 방송실로 향하는 조지 6세는 귓가에 맴도는 말 때문에 불안해합니다. "이 위기가 폐하께 가장 중요한 시험 무대가 될 것입니다. 중대한 순간입니다." '시험'은 나치 독일과 싸워야 하는 왕의 리더십이고, '중대한 순간'은 전시(戰時) 연설을 처음 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그에겐 일생일대 전투입니다. 히틀러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해야 하는 동시에 자신의 언어장애와 싸워야 하는 전투입니다.

    방송실엔 라이오넬 로그가 함께 있습니다. 그는 조지 6세를 데이비드의 영웅으로 만든 언어치료사입니다. 수많은 연설을 망쳐왔는지라 또 실패할까봐 두려워하는 왕에게 그가 숨 고르기를 도와줍니다. 역사적인 연설은 다음 문장으로 끝납니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합니다(We shall prevail)." 왕과 친구 사이처럼 막역한 로그는 '죽여줬어요(You were sublime)'라는 뜻의 눈웃음을 지어 왕을 축하합니다. 그날로 왕은 언어장애를 극복합니다.

    '실패하는 것은 곧 성공을 향해 한 발짝 나아가는 것이다(People fail forward to success).' 이 작품의 주제입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똑같은 장애를 극복한 데이비드 슬레이더는 훗날 시나리오 작가가 됩니다. 그가 각본을 쓴 '킹스 스피치'는 아카데미 작품상·각본상을 수상합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