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칠뻔한 호잉, '무서운 야구장' 청주 언제까지?

  • OSEN
    입력 2018.08.10 12:22


    "다칠 것 같아 무섭다". 

    한화 제2의 홈 청주구장에서 경기가 열릴 때마다 선수들은 걱정이 앞선다. 홈경기인데 원정처럼 숙소 생활을 해야 하는 불편함, 좁은 덕아웃과 라커룸은 감수할 수 있다. 문제는 선수들이 뛰는 그라운드 상태다. 2013년 새 인조잔디를 깔았지만 올해로 5년째이고, 관리도 제대로 안 되어있다. 

    지난 9일 청주 넥센-한화전에서도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7회말 1사 1루에서 이성열의 1루 내야안타 때 2루에서 3루로 뛰다 귀루를 하던 한화 제라드 호잉이 갑자기 넘어졌다. 경기 중간에 내린 빗물이 인조잔디에 고여있었고, 방향 전환을 하던 호잉의 발이 미끄러진 것이다. 1군 메인구장 중 인조잔디를 쓰는 구장은 고척돔 뿐이다. 야외 영향을 받지 않는 특수성이 있는 고척돔을 빼면 1군 메인구장 중 인조잔디를 쓰는 곳은 없다. 

    미끄러진 호잉은 그대로 태그 아웃됐다.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져 승패에는 큰 영향이 없었지만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문제는 단순히 비가 와서 그런 게 아니다. 청주 경기 때마다 매번 선수들이 부상 위험에 노출되곤 한다. 

    지난 6월20일 청주를 찾은 LG는 이형종이 경기 전 외야 수비 연습을 하다 울퉁불퉁한 지면을 잘못 밟아 발목을 삐끗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선발 라인업에 제외됐다. 지난해 7월18일에는 한화 임익준이 내야 잔디에 발이 걸려 넘어져 하체 근육 경련으로 교체되기도 했다. 같은 경기에서 NC 모창민도 스텝을 밟다 발이 잔디에 걸려 넘어졌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청주구장에서 주루 플레이나 수비를 할 때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한 선수는 "가뜩이나 인조잔디라 다리에 부담이 많이 간다. 땅도 고르지 않고, 수비하기 까다롭다. 청주에 오면 다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다칠 것 같아 무섭다"고 토로했다. 최선의 경기력을 선보여야할 선수가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구장 환경이다. 

    지난 1979년 5월 개장한 청주구장은 1만석 미니 구장이다. 수용 인원보다 낙후된 시설로 선수들과 팬들이 겪는 불편함이 크다. 2012년 이후로 수년간 개보수를 했지만 낙후된 시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라운드 상태가 안 좋은 것도 평소 아마추어·사회인 야구가 계속 열리기 때문에 관리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삼성의 포항구장, 롯데의 울산구장에 비교하면 더욱 더 열악하다. 

    이외 여러 가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홈팀 한화 선수들은 원정경기처럼 숙소 생활을 해야 하고, 쉬는 공간이 좁아 훈련을 마친 뒤 버스에 몸을 눕히는 선수들도 많다. 원정팀도 청주에 숙소가 마땅치 않아 1시간 거리인 대전에서 청주를 왔다 갔다 한다. 원정 덕아웃은 천장이 좁다. 머리에 부딪칠 수 있어 건장한 선수들이 고개를 숙인 채로 다녀야 한다. 온수 시설도 없어 경기를 마치자마자 땀범벅으로 버스에 올라타야 한다. 

    이처럼 모두가 기피하는 청주구장이지만 한화는 매년 5경기 이상 경기를 편성하고 있다. 1년에 몇 안 되는 행사를 기다리는 청주 팬들을 위해서다. 1만석 좁은 구장에도 야구 열기만큼은 어느 곳에도 밀리지 않는다. 다만 지금처럼 선수들이 부상 위험에 노출된 그라운드 환경이라면 더 이상은 곤란하다. /waw@osen.co.kr

    [사진] 청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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