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서울)이 상급종합병원 중에서 실제 입원 환자가 평가한 '의료 서비스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중에선 강동경희대병원(서울)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전국 주요 92개 대형병원에 하루 이상 입원했던 성인 환자 1만49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료 서비스 환자 경험 평가' 결과를 9일 공개했다. 선진국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실시 중인 환자경험 조사를 국내에서 처음 시행해 그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의사·간호사에 대한 서비스 만족도를 비롯한 6개 평가 영역에 대해 입원했던 환자가 점수(100점 만점)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0일부터 92개 기관에 대한 6개 평가영역별 점수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중대병원, 평소 고객만족 간호사 지정
중앙대병원은 6개 평가 영역 중 병원 환경을 제외한 나머지 평가 영역에서 전체 상급종합병원 42곳 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간호사 서비스(93.75점), 투약 및 치료 과정(90.14점), 병원 환경(90.22점), 전반적 평가(91.06점) 점수가 모두 90점 이상이었다.
중앙대병원은 다른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교육·모니터링을 담당하는 CS(고객 만족) 담당 간호사를 지정하고, 의사들도 진료 시 생길 수 있는 문제점 등을 상황극 동영상으로 만들어 공유할 정도로 평소 환자 관리에 적극적이었다는 평가다. 중앙대병원 관계자는 "서로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의사·간호사들끼리 주변 동료들을 독려한 결과가 의료 서비스 질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상급종합병원 중에선 중앙대병원에 이어 인하대의대 부속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등이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소위 '빅5' 병원 중 서울대병원은 간호사 서비스 평가에서 전체 16위(90.2점)에 오른 것을 빼면 전반적으로 평가 점수가 낮았다. 병원 환경에 대한 평가는 39위, 의사 서비스에 대한 평가는 40위였다. 상급병원이 아닌 종합병원 중에선 강동경희대병원이 의사 서비스, 투약 및 치료 과정, 환자 권리 보장 영역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
◇서비스 위주 평가, 의료 수준 가늠 한계
조사 결과 대형병원을 이용한 환자들은 전반적으로 환자에 대한 존중 정도 등을 가늠하는 간호사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평균 88.7점)가 높았다. 이에 비해 의사를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충분한지 등을 묻는 의사 서비스(평균 82.4점)나 환자가 불만을 제기하기 쉬운지 등을 묻는 '환자 권리보장'(평균 81.2점)에 대해선 박한 점수를 줬다. 이번 조사는 각 병원에 하루 이상 입원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화 상담원이 정해진 설문 문항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적인 의료의 질을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정기 복지부 보험평가과장은 "병을 잘 낫게 하는 의료 기술 수준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환자들을 대하는 태도를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