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마산에 멸종 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217호)인 산양 암수 한 쌍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지난달 용마산에서 처음으로 수컷 산양〈사진〉 한 마리를 발견한 데 이어 "최근 이 일대 서식지에서 확보한 배설물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암컷 한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환경부는 "산양은 보통 4~9월 짝짓기를 위해 이동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에 암컷 한 마리가 추가로 확인됨에 따라 향후 용마산 산양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용마산에 계속 서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산양이 이 일대에서 안전하게 서식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및 보호 조치를 실시하기로 했다.

용마산에는 물과 먹이가 갖춰져 서식 환경이 양호한 만큼 더 많은 산양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환경부는 보고 있다. 이에 산양 서식 여부 관찰을 위한 무인 센서 카메라와 현장 조사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정종선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용마산 산양의 안전한 서식을 위해 '수도권 산양 보호를 위한 협의체'(가칭)를 구성해 관계 기관과 지역사회 등과 함께 산양 보호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산양은 과거 전국적으로 분포하다 서식지 파괴와 포획 등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으나 점차 늘어 현재는 설악산 등지에 1000마리 안팎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바위와 절벽으로 이뤄진 산악 지역에서 단독 또는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