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워마드다" 체포영장 발부에 '편파수사' 반발… 警, "일베도 수사" 해명

입력 2018.08.09 16:14

워마드 로고/워마드 홈페이지 캡처
경찰이 남성 혐오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Womad)'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인 사실이 알려지자 워마드 등 여성 네티즌들이 “성별에 따른 편파 수사”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남녀를 차별하지 않고) 누구든 불법촬영물 사범에 대해서는 엄정히 수사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앞서 부산지방경찰청은 지난 8일 홍익대 남성 누드 모델 사진 등 음란물 유포를 방조한 혐의로 해외 체류 중인 워마드 운영자 A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워마드 서버가 있는 미국에 공조수사를 요청하고 범죄인 인도청구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 수배 요청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여성 네티즌을 중심으로 ‘편파 수사’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8일 ‘워마드 편파 수사 하지 마라’는 청원이 올라와 9일 오후 4시 기준 6만명 넘는 네티즌이 서명했다. 청원 작성자는 “소라넷(국내 최대 음란물 사이트)은 해외 서버라서 못 잡고,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도 못 잡으면서 워마드는 잡을 수 있는 것인가"라며 "일베, 오늘의 유머(오유), 디씨인사이드(디씨) 등 수많은 남성 위주 커뮤니티에서는 음란물 유포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운영자는 이를 방조·동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이어 "워마드 운영자를 음란물 유포 방조죄로 잡으려면 몰카·웹하드 업체를 먼저 잡는 게 당연한 수순일 것"이라며 "그동안 수많은 남성 중심 커뮤니티와 몰카·웹하드 업체가 음란물을 유포하고 방조했던 시간 동안 경찰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워마드를 그냥 내버려둬라. 이번 체포영장 발부는 여성 혐오와 편파수사 외에 어떤 말로도 설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위터에서도 '내가 워마드다' '내가 워마드 운영자다, 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편파 수사를 중지하라"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한서희가 반발하며 올린 글/인스타그램 캡처
‘#내가 워마드다’는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가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내가 워마드다. 대신 잡아가라. 명예롭게 '빵(감옥)' 한 번 더 가겠다"는 글을 올리면서 확산하기 시작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내가 워마드다’와 함께 "같이 음란물 유포를 방조해도 남성은 체포하지 않고 여성만 잡는 편파 수사는 어느 나라 수사법인지 궁금하다", "불법 촬영물, 리벤지 포르노가 쏟아지는 동영상 사이트는 해외 서버라 수사를 몇 년씩 미뤘는데 워마드는 잡을 시간이 있나 보다"라고 주장했다.

트위터 캡처
앞서 지난 5월 홍익대 회화과 남성모델 몰카 사진 유포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 때도 유사한 ‘편파 수사’논란이 일었다.

당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12일 만에 몰카 사진을 유포한 동료 여성 모델 안모(25)씨가 구속되자 워마드를 중심으로 "남성이 가해자인 몰카 사건과 달리 여성이 가해자인 이번 사건을 경찰이 편파적으로 빠르게 수사했다"는 비판이 나왔고, 여성 수만 명이 참여하는 이른바 '혜화역 시위'로 이어졌다.

이번에 ‘편파 수사’를 주장하는 네티즌들도 “2010년 만들어진 일베 운영자는 안 잡았으면서 왜 이제 고작 2년 된 워마드만 잡냐"고 주장하고 있다. '성폭행 예고', '여자 친척 몰카' 등의 여성혐오 게시물이 올라와 논란을 빚었던 일베에 대해서는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워마드 운영자는 여성이기 때문에 수사가 신속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일베의 경우 서버가 국내에 있고 운영자도 수사에 협조적이지만 워마드의 경우 서버가 미국에 있고 운영자도 경찰의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경찰청 사이버성폭력 수사팀 개소식에서 "경찰은 불법 촬영물을 게시·유포·방조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서 엄정히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장은 "일베에 대해서도 최근 불법 촬영물이 게시된 사안을 신속히 수사해 게시자는 검거했고,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고 조장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그동안 차별을 받고 불법행위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측면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두고,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해서는 엄정한 사법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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