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VIEW] 지지층과 부딪힌 文대통령, '규제 개혁' 정면돌파 시도

조선일보
  • 정우상 기자
    입력 2018.08.09 03:01

    "은산분리 완화, 공약파기 아니다" 靑, 시민단체 반발에 공개적 대응

    문재인 대통령이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여당 강경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은산(銀産) 분리 완화' 등 규제 개혁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지지층인 진보 진영의 요구를 거스르고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취임 후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평가된다. 청와대는 규제 개혁 대상을 의료기기·인터넷 은행뿐 아니라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개인정보 보호 분야, 드론 및 자율주행 자동차 등까지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운 경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진영 논리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날 "은산 분리 완화는 대선 공약 파기"라는 일부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공개적으로 대응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선 후보 때 공약집을 통해 '금융산업구조 선진화 추진'과 '인터넷 전문은행 등에서 자유롭게 진입할 환경 조성'을 약속했고, 취임 후 국정 과제로 금융산업구조 선진화와 인터넷 모바일 기반 금융 서비스 영역 확대 등도 제시했다"고 말했다. 공약 파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 대선 후보 시절 언론 인터뷰, 올해 신년 기자회견 등도 자세히 소개했다.

    문 대통령이 신년 회견에서 "다양한 금융 산업이 발전하게 진입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했고, 지난 7일에는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정해 혁신 IT 기업이 자본과 기술 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 활성화는 이미 과점화된 금융 산업에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무슨 원칙이나 주의(主義)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간 소득 주도 성장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던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규제 개혁엔 한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달 중 규제 개혁 점검회의를 다시 열고 현장 방문도 한두 차례 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용 악화 등 부작용이 커지자 이를 '혁신 성장'으로 만회하려는 전략이라는 관측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은산 분리 완화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여당 일부와 시민단체 등은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은산 분리는 당론이기 때문에 당론 변경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등은 "규제 완화는 친(親)재벌 정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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