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고 여유있게… 폭염 속 '화이트'가 뜬다

조선일보
  • 최보윤 기자
    입력 2018.08.08 03:01

    파리·밀라노 패션쇼 점령한 흰색… 흰 슈트·구두 등 패션아이템으로
    인테리어 트렌드 역시 '화이트'… 좁은 공간, 넓어 보이는 효과도

    전 세계가 살인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올해, 패션과 디자인계는 시원해 보이는 색상, 화이트에 주목하고 있다. 흰색 옷을 입으면 시원해 보이고, 인테리어를 흰색으로 하면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최근 파리와 밀라노에서 열린 2019 봄·여름 남성 패션쇼에서는 온통 흰 색상 패션이 주목받았고, 올해 세계 인테리어 트렌드에서도 흰색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돌아온 '빽바지와 빽구두'

    흰 양복에 흰 구두는 20세기 초 모던 보이들의 필수품이었지만 이후 촌스럽거나 점잖치 못한 매치의 대명사처럼 취급돼왔다. 그랬던 화이트 슈트와 백구두가 올해와 내년을 사로잡을 키(key)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시즌 루이비통 남성의 새 디자이너가 된 버질 아블로와 디올 남성 총괄 디자이너가 된 킴 존스는 데뷔 무대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이트로 장식된 의상을 여럿 선보였다. 영화계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하정우 역시 최근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 시사회에 화이트 스트라이프 슈트 차림으로 등장했다. 여성복에서도 질 샌더와 아크네 스튜디오 등이 남성풍의 넉넉한 화이트 슈트를 내놓으며 인기에 동참했다. 최근 디자이너 빅토리아 베컴은 자신의 2018 봄 컬렉션에서 고른 바지 느낌의 롱 스커트와 흰 셔츠, 화이트 샌들을 곁들여 눈길을 끌었다. 넉넉한 실루엣으로 시원하게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자벨 마랑이 2018 가을·겨울 패션쇼에서 선보인 의상(왼쪽)과 디오르의 2019년 봄·여름 패션쇼 의상.
    이자벨 마랑이 2018 가을·겨울 패션쇼에서 선보인 의상(왼쪽)과 디오르의 2019년 봄·여름 패션쇼 의상. 의상부터 신발까지 모두 흰색 계통으로 통일했다. /이자벨 마랑·디오르
    실제 미국 엘리트의 상징인 아이비리그 출신들이 애용하던 것이 화이트 벅스(사슴가죽)였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였던 윌리엄 새파이어는 "백구두를 신은 엘리트들이 미 동부의 로펌, 은행, 회계법인 등을 메우면서 '화이트 슈 펌'이란 용어가 생겨났고 신흥 부자들이 구찌 스타일 황동 장식이 달린 백구두를 즐겨 신으면서 워싱턴 정가인 'K스트리트'는 '구찌 걸치(Gucci Gulch)'라고 불렸다"고 썼었다.

    ◇갤러리 같은 흰색 거실

    화이트 인기는 집 안으로도 이어진다. 세계 인테리어 트렌드를 제시하는 미국 주방·욕실협회(NKBA) 2018 트렌드 리포트는 올 시즌 화이트와 그레이를 가장 핫한 컬러로 꼽았다. 벽부터 마루, 붙박이 주방기기에서 가구에 이르기까지 화이트 톤으로 꾸미는 것이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최근 "화이트 인테리어는 집을 시각적으로 단순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안락한 공간으로 만든다"며 "흰색이 너무 지루하다면 식탁이나 선반에 원색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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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색 소파와 커튼, 러그 등을 이용해 화이트 톤으로 꾸민 거실. 초록색 스툴로 지루하지 않도록 포인트를 줬다. /아파트멘터리
    국내에서도 화이트 인테리어는 강세다. 인스타그램에 #화이트인테리어를 단 공개 게시물만 4만 개가 넘는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좁은 집을 좀 더 넓어 보이게 하는 화이트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다. 손수 페인트칠을 하거나 화이트 톤에 맞춰 가구를 배치해 집 안을 꾸미기도 한다. 인테리어 회사 아파트멘터리의 윤소윤 대표는 "최근 들어 갤러리 콘셉트의 인테리어를 원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거실을 카페나 라운지처럼 꾸미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며 "컬러톤 자재는 저렴한 것을 쓰면 자칫 촌스러울 수 있지만 화이트는 어떤 자재든 깔끔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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