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기춘 석방 하루 만에 소환 통보…'강제징용 소송개입 의혹' 9일 소환

입력 2018.08.07 14:56 | 수정 2018.08.07 15:51

석방 하루 만에 檢 소환통보…사흘 만에 또 포토라인 설 듯
검찰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개입 부분 확인 차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6일 새벽 석방돼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계 인사 명단(문화계 블랙리스트)을 작성해 정부 지원을 배제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 6일 풀려난 김기춘(79)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검찰이 석방 하루 만에 다시 소환을 통보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김 전 실장에게 9일 오전 9시 30분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강제징용 사건 재판과 관련해 청와대가 개입한 부분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라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지난해 1월 21일 구속돼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형사소송법에 따른 구속 기간(최장 1년 6개월)이 만료돼 6일 자정 석방됐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보고 조작 사건과 보수단체 불법지원 사건으로도 각각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을 상대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전범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법원행정처와 교감이 있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또 법원행정처 관계자를 직접 만난 적이 있는지 등도 따져 물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에는 법관의 해외 파견을 늘리기 위해 김 전 실장과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당시 청와대 인사위원회 위원들을 만나 접촉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외교부를 압수수색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외교부와 일제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들의 소송을 놓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때문이다. 외교부에 대한 압수수색은 2012년 이후 처음이었고, 검찰은 국제법률국과 동북아국·기획조정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징용 피해자 소송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을 정부 입장에 맞춰 늦추는 대가로 법관 해외파견지를 늘리는 등 외교부와 거래를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013년 10월 청와대를 방문해 주철기 당시 외교안보수석과 징용 소송에 대해 논의하고, 법관 해외공관 파견에 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임 전 차장과 주 전 수석의 면담 내용이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8일 오전에는 법관 사찰 등 의혹 문건을 다수 작성한 김모 부장판사를 소환해 조사한다. 김 부장판사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1·2심의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당시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칼럼을 쓴 판사를 뒷조사한 뒤 ‘차○○ 판사 게시글 관련 동향과 대응 방안’ 문건의 작성자로 알려졌다.

대법원 자체조사 결과 김 부장판사는 지난해 2월 법원행정처에서 지방 소재 법원으로 인사 이동하며 파일 2만 4500개를 모두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김 부장판사에게 공용서류손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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