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돈스코이호' 투자사기 신일그룹 관계사 8곳 압수수색

입력 2018.08.07 10:29 | 수정 2018.08.07 10:33

경찰이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號)’ 인양을 미끼로 투자 받아온 신일그룹 관계사(社)들에 대해 7일 오전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전담수사팀을 비롯한 총 27명의 인원을 투입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신일해양기술(전 신일그룹)과 강서구 공항동 신일그룹 돈스코이 국제거래소를 비롯해 총 8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현재 신일그룹의 회계자료, 사무용 컴퓨터 등을 비롯한 전자기기를 확보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6일 신일그룹의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된 돈스코이호 모형. /뉴시스
지난달 신일그룹은 “울릉도 앞바다에서 금괴·금화 150조원어치를 싣고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전설의 보물선’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보물선 소식’에 신일그룹이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제일제강이 ‘보물선 테마주’로 떠올라 주가(株價)는 상한가를 쳤다.

신일그룹은 ‘보물선 발굴 보증금’을 충당한다며 가상화폐 투자자도 끌어 모았다. 가상화폐의 이름은 ‘신일골드코인’. 이들은 “가상화폐 가치가 100배로 뛸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다단계 논란’이 일자 신일그룹은 기자회견을 열어 “가상화폐 판매는 전임 이사진이 벌인 일”이라며 “돈스코이호 ‘150조원 보물’ 금액이 어떻게 나온 건지 저희도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돈스코이호를 먼저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다른 업체가 투자사기가 의심된다며 신일그룹 경영진을 고발한 데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주소지가 서울 강서구에 있기 때문에 이 사건은 그간 서울 강서경찰서가 수사해왔지만, 최근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피해 신고가 들어옴에 따라 상위 부서인 서울청 지수대가 사건을 맡게 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투자사기’로 보고 있다.

이주민 서울청장은 지난 6일 기자 간담회에서 “(신일그룹 사건은) 집중적으로 수사할 필요가 있어서 (사건을) 서울청 지수대로 이관했다”고 했다. 또 “자금 추적 전문 인력을 포함해 전담팀 13명이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경찰은 지금까지 신일그룹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한 피해자 3명을 불러 조사했다. 베트남에서 머물며 가상 화폐를 팔아 온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회장 류모(43)씨에 대해서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수사팀은 신일그룹 경영진을 소환해 이들이 투자자들에게 받은 자금 흐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의 1급 철갑순양함 드미트리 돈스코이(Dmitri Donskoii)호는 1905년 러·일 전쟁에 참전했다가 일본군 공격을 받고 울릉도 인근에서 침몰했다. 러시아 해양전문가 세르게이 크리모브스키(Sergei Klimovsky)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돈스코이호에 있던 금화는 당시 해군 장교들의 월급을 지급하기 위한 수준 정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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