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美정부 조사만 받아도 직격탄… 주가 떨어지고 원전 수주에 악영향

조선일보
  • 최현묵 기자
    입력 2018.08.06 03:00

    [北석탄 반입 파장]
    외국 투자자, 정부에 소송 가능성

    미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이란 제재 위반 기업에 대해 가차없는 처벌을 해왔다. 중국 2위 통신장비 업체 ZTE가 대표적이다. 지난 4월 미 상무부는 ZTE 가 2010년부터 6년간 이란·북한과 거래한 사실을 적발하고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 금지' 제재를 내렸다. 미국산 핵심 부품 공급이 끊기면서 ZTE가 파산 위기에 몰리자 중국 정부가 중재에 나섰고, 결국 미국 기업과의 거래 금지 조치는 풀렸다. 하지만 ZTE는 미국 정부에 10억달러 벌금을 내고, 경영진을 교체하며 미국인 준법팀을 운영하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미국의 제재 칼날 앞에 미리 몸 사리는 글로벌 기업들도 적지 않다. 미국이 이란 제재를 일방적으로 재개한 뒤,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은 이란 내 가스전 사업에서 철수했다. 토탈은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를 받으면 미국 은행을 통한 달러화 금융이 중단되고 미국 내 사업도 잃게 된다"고 밝혔다.

    정부와 북한산 석탄 반입 연루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 위반 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남동발전의 모기업인 한전은 1994년에 뉴욕 증시에 DR(예탁증서)을 발행해 상장했으며, 현재 한전 발행 주식 총수의 5.56%가 뉴욕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제재 위반 조사를 개시할 경우, 한전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가고, 미국과 한국 주식 시장에서 주가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한전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소송(ISD)을 제기할 수도 있다. 신인도 하락으로 최근 한전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한전과 자회사인 한수원·발전자회사들이 달러 결제망에서 배제되는 최악의 경우, 우라늄·석탄 등 에너지 수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5일 "미 국무부가 최근 '한국은 안보리 결의 이행에서 충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라는 입장을 내는 등 우리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우려하는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 외교 소식통은 "정무적 판단을 하는 국무부와 달리 제재 주무 부처인 미 재무부는 훨씬 기계적인 접근을 하기 때문에 안일하게 대처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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