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우리 엄마가 치매래…” 내 멋대로 살던 내가 엄마를 돌본다

입력 2018.08.10 06:00

엄마, 미안해
마쓰우라 신야 지음 | 이정환 옮김 | KMAC | 253쪽 | 1만4000원

“휴대전화에 어머니로부터 음성 메시지가 와 있었다. ‘여보, 지금 어디예요? 오늘은 몇 시에 들어와요?’ 나는 한동안 넋을 잃고 말았다.”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치매 통보, 그런 어머니를 모셔야만 하는 아들. 마쓰우라 신야는 자유로운 삶을 살던 50대 독신남이었다. 과학 기자로도 승승장구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어머니의 치매와 맞닥뜨렸다. 처음엔 건망증이라 믿고 싶었다. 예금통장을 지척에 두고도 찾지 못하던 어머니는 결국 치매 판정을 받았고, 그렇게 저자의 간병 생활도 시작됐다. 이 책은 당황, 좌절, 피로, 놀람, 혼란이 연속되는 간병의 일상을 담담하면서도 냉정한 어투로 담았다.

간병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어머니는 치매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하고 저항했다. 치매가 심해질수록 저자의 스트레스도 극에 달했다. 지칠 대로 지친 저자는 이성을 잃고 어머니의 뺨을 때리기도 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이 피폐해져 있었다.

내 어머니, 내 책임이라는 의식, 노인 간병에 대한 주변의 그러려니 하는 시선과 스트레스가 시야를 좁힌 것이다. 저자는 치매 노인의 간병은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노인의 간병은 개인의 선에서 해결할 수 없다. 나라에서 제공하는 간병제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으면 간병하는 사람이 먼저 쓰러져 간병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

저자의 어머니는 지난 5월 ‘중요간병대상자1’ 판정을 받았다. 각종 시설과 헬퍼의 도움을 받을 때마다 거부증상을 보이는 어머니와의 지긋지긋한 전쟁이 시작됐지만, 곧 놀랍도록 좋아졌다. 간병하는 사람이 즐겁지 않으면 환자는 결국 불행해진다. 많은 간병인이 효(孝)라는 그럴싸한 포장에 속아 ‘내가 최대한 노력하고 희생하면 돼’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모두가 힘들어진다는 점을 망각한다. 만약 효도하고 싶다면 아프시기 전에 해야 하는 것이 맞다.

고령화 시대,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고 있는 나라이다. 12분마다 1명씩 치매 환자가 발생한다. 늙어가는 부모는 갑자기 자식의 삶에 침투한다. 이 책은 언젠가는 반드시 겪어야만 하는 돌봄 가족의 삶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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