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으로 옮긴 '여성 시위', 삭발 퍼포먼스도…"檢警 수장 여성 임명" 주장

  • 특별취재팀
    입력 2018.08.04 19:13

    ‘몰카 편파 수사 규탄’ 4차 시위, 광화문서 열려
    “우리 의지 보여주겠다” 삭발 퍼포먼스도
    “文대통령, ‘페미공약’ 나 몰라라…사과하라” 주장
    “女男 경찰 9대 1로 만들라…문무일 사퇴하라”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몰래카메라)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 등을 비판하는 시위가 4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지난 5·6·7월에 이어 네 번째다. 앞선 세 차례의 시위는 혜화역에서 열려 ‘혜화역 시위’로 불렸지만, 이번엔 장소를 서울 도심 한복판인 광화문으로 옮겼다. 이날 드레스코드는 붉은색. ‘여성의 분노를 보여주자’는 뜻을 담았다. 지난 시위와 마찬가지로 ‘생물학적 여성’만 참가했다.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불법 몰래카메라 촬영 편파 수사 규탄’ 집회에서 참가 여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文대통령 사과하라… 여성 검찰총장·여성 경찰청장 임명해야”
    이날 시위에는 오후 6시 기준 여성 4만 5000 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경찰의 몰카 수사가 성차별·편파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X무죄 무X유죄” “불법촬영 찍는 놈도 보는 놈도 처형하라” “이게 나라냐, 악덕 포주지. 못 살겠다 갈아엎자” “시민의 경찰? 가해자의 경찰! 민중의 지팡이? 피해자 패는 지팡이” “X같다 한남(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용어)민국”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 그러면서 “편파수사 규탄한다” “불법촬영 기소유예 말이 되냐” “불법카메라 규제법안 시행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특히 지난달 30대 여성이 인천시 서구 한 고층아파트에서 “창밖으로 드론이 한 대 떠 있고 1층에 젊은 남성이 조종기를 들고 있었다”면서 '몰카'(몰래카메라) 의심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뒤늦게 수사에 착수한 것에 대해서는 “인천경찰 드론몰카 수사하라”라고 비난했다.

    시위대는 경찰·검찰·사법부도 몰카 편파 수사 관련 공범(共犯)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독도는 우리땅’ 노래를 개사해 “경찰도 한남충, 수사 안 해 못한대. 몰카범 신고해도 수사 안 해 줘”라고 불렀다. 이어 “여남(女男)경찰 9:1로 만들어라” “여성(검찰)총장, 여성(경찰)청장 임명하라” “여가부(여성가족부) 예산 증원으로 응답하라” “수수방관 경찰청장 필요없다” “검찰총장 문무일은 사퇴하라” “벼슬아치 남(男)사법부 각성하라” 등 구호도 수차례 외쳤다.

    지난 3차 시위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구호도 등장했다. 이들은 “자칭 페미 문재인은 응답하라, 페미공약 걸어놓고 나 몰라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사과하라, 촛불시위 혁명이고 여성시위 원한이냐”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의 취임사를 비꼬는 듯 “기회는 남성에게만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남성에게만 공정할 것입니다”고 적은 피켓도 나타났다.



    ‘삭발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주최 측은 “머리카락을 자름으로써 행동하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겠다”며 “남성의 성적 대상으로서만 존재하는 여성이 아닌, 자매를 위하고 자신의 인간성을 드러내는 여성임을 외치기 위해 삭발 퍼포먼스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불법 몰래카메라 촬영 편파 수사 규탄’ 집회에서 참가 여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온라인 카페서 “한남 69명 살해” “남자 경찰은 몰카 공범” 피켓도

    앞서 주최 측이 운영하는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온라인 카페 회원들은 ‘피켓 자랑 게시판’에 자신이 직접 만든 피켓 사진을 게재했다. 지난달 7일 열린 3차 ‘혜화역’ 시위 이후 이날 오후까지 80여 개의 피켓 인증이 올라왔다.

    게시판엔 “몰카=범죄” “우리의 일상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 “불법촬영 규탄한다” “우리는 너희의 성적 주체가 아니다” 등 온건한 구호도 담겼지만, 과격한 표현을 적은 피켓도 넘쳐났다.

    4일 오후 현재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4차 시위 피켓.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카페 캡처
    특히 경찰과 정부를 비난하는 피켓이 넘쳤다. 한 회원은 “급하게 오늘 뽑았다(만들었다)”며 남자 경찰을 비하하는 전단을 게시했다. 전단에는 “69남경(남자경찰), 한국 남자만 지킨다” “남성 치안 1위, 여성 치한 1위 약속합니다”라고 적혔다. 민갑룡 신임 경찰청장을 향해 ‘경찰뽀이(boy)’라고 비하하는 피켓과 “한국 남경은 몰카범죄 공범이다”라고 주장하는 피켓도 올라왔다. 또 경찰의 성비를 여성 90%, 남성 10%로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올라왔다.


    4일 오후 현재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4차 시위 피켓.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카페 캡처
    카페 회원들은 정부를 향해선 “문재인 응답하라” “문재인에게 페미니즘은 옵션이지만 우리에게 페미니즘은 목숨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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