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은 금연철… 2주만 꾹 참아보세요

조선일보
  • 김재곤 기자
    입력 2018.08.02 03:00

    [건강을 태우시겠습니까?] [3]
    가족과 함께 낯선 환경으로 여행… 담배 생각 덜 나 금연 확률 높아

    영업직으로 근무하는 50대 직장인 박모씨는 한때 하루에 담배 2갑을 피울 정도로 애연가였다. 고혈압과 당뇨 때문에 누구보다 금연이 절실했지만 실적 스트레스와 대인 관계 때문에 최근까지도 흡연량을 하루 반 갑 정도로 줄이는 선에서 타협해야 했다. 하지만 올여름 휴가를 맞아 친구들과 함께 부부 동반 유럽 여행을 다녀오면서 박씨의 흡연사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주변에 자신의 금연 시작을 알려 결심을 다졌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낯선 환경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담배 생각이 덜 났기 때문이다. 박씨는 "여행 중에도 한때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에 담배를 사려고도 한 적도 있다"며 "담뱃값도 너무 비쌌고, 무엇보다 여행 전에 아내와 친구들에게 금연 시작을 알린 덕분에 금연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휴가철 금연 상담 늘어

    휴가철을 맞아 다시금 금연 의지를 불태우는 흡연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립암센터가 운영하는 금연 상담 전화에는 최근 휴가철을 맞아 금연을 시작하겠다고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 문의가 부쩍 늘어났다. 금연 상담 전화(국번 없이 1544-9030) 신상화 팀장은 "연말·연초를 제외하면 휴가철은 금연 상담 문의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시기"라고 말했다.

    성공적인 금연을 위한 가이드
    20대 회사원 이모씨도 과거 여러 차례 금연을 시도했지만 매번 작심삼일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내년 초 결혼 날짜를 잡은 뒤엔 전문가 상담까지 받아가며 금연에 나섰지만 역시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달 아버지 환갑을 맞아 가족과 다녀온 해외여행 때는 달랐다. 김씨는 "새로운 환경에서 가족과 함께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금연을 유지했고, 회사에 복귀한 이후에도 아직까지 금연을 잘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직장에서는 담배를 피우지만 집에서는 담배를 거의 피우지 않는 소위 '소셜 스모커'들은 휴가 기간만 잘 활용해도 어렵지 않게 금연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김광기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회사에 가면 스트레스나 술자리 같은 상황적 이유 때문에 담배를 피우게 된다"며 "이에 반해 흡연자가 눈치를 보는 가족은 일종의 비공식 통제 요인이 되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금연 의지를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단 증상, 금연 1주일 이내 최고조

    전문가들은 보통 직장을 벗어나 가족과 함께 지내는 휴가 기간은 금단 증상을 이겨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에게 휴가 기간은 금연을 결심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실제로 니코틴 부족으로 인해 집중력 저하 등 심리적·물리적 변화를 동반하는 금단 증상은 개인마다 그 기간과 강도가 다르게 나타나지만 보통 담배를 끊은 직후 4~5일간 최고조에 이르고, 2주 정도 지나면 상당 부분 완화되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일부 회사들이 집중 휴가제를 권장해 직원들에게 2주 이상 길게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금연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더없이 좋은 조건을 제공하는 셈이다.

    금단 증상의 시기적 특성을 잘 이용하는 것도 금연 성공 확률을 높이는 비결이다. 즉, 금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회사에서 심리적 부담을 주는 결정을 앞두고 있다거나 과중한 업무가 예상될 때는 이런 시기를 피해 금연 시작일을 잡는 것도 요령이다.

    임민경 국립암센터 교수는 "휴가 기간은 금연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잘만 계획을 세워 금연을 시도하면 금단 증상이 심한 시기를 비교적 쉽게 넘길 수 있다"며 "2주만 참으면 새로운 삶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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