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3D 프린터 총기 설계도 인터넷 공개 직전에 제동… “중대 위협”

입력 2018.08.01 11:07

미국 연방법원이 31일(현지 시각) 3D 프린터용 권총 설계도의 인터넷 공개를 몇 시간 앞두고 배포를 일시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앞서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3D 프린터로 플라스틱 총을 만들고 판매하는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이날 오후 늦게 미 워싱턴주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의 로버트 라스닉 판사는 3D 프린터용 총기 설계도를 인터넷에 올리는 것을 일시 금지했다. 다음 날인 1일부터 인터넷에서 설계도를 내려받아 3D 프린터를 이용해 총을 만들 수 있기 몇 시간 전에 나온 결정이다. 라스닉 판사는 3D 프린터용 권총 설계도 배포가 미국 시민의 안전에 중대한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 남성이 3D 프린터로 제작된 권총을 들고 있다. /CNN
앞서 30일 미 8개 주와 수도 워싱턴 DC가 속한 컬럼비아특별구는 총기 설계도가 인터넷에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3D 프린터용 총기 설계도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을 허용했다. 올해 6월 트럼프 행정부와 3D 총기 옹호 단체인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가 설계도를 온라인에 올릴 수 있게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단체는 8월 1일 설계도를 온라인에 게시할 예정이었다.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는 미국인 코디 윌슨이 설립한 총기 옹호 단체다. 윌슨은 2013년 3D 프린터로 총을 찍어낼 수 있는 방법을 담은 설계도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그는 이 설계도를 ‘해방자’라 불렀다. 설계도 파일을 내려받아 3D 프린터에 입력하면 플라스틱 총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윌슨에게 설계도 파일 삭제를 명령한 후 윌슨이 이에 불복해 정부를 제소하면서 법정 싸움이 이어졌다.

3D 프린터로 제작된 총기는 일련번호가 없어 추적이 어렵다. 미국에서 총기를 구매할 땐 신원조회를 거쳐야 하지만, 3D 프린터로 찍어낼 땐 신원조회가 필요 없다. 플라스틱 재질이라 금속 탐지기나 X-레이 기계에 탐지되지도 않는다. 탐지기로 확인할 수 없는 총을 만드는 것은 미국에서 불법이다.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가 웹사이트에 2018년 8월 1일부터 ‘내려받을 수 있는 총의 시대가 공식적으로 시작된다’고 홍보하고 있다.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
이날 시애틀 법원의 명령이 내려지기 몇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대중에게 판매되는 3-D 플라스틱 총을 살펴보고 있다”며 “(총기 소지 로비 단체) 미국총기협회(NRA)와도 이미 얘기했는데, (이런 총은) 별로 말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설계도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은 8월부터였지만, 이미 지난달 27일 일부 총기류용 설계도가 인터넷에 게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주 법무장관은 게시 후 며칠 만에 1000여 명이 파일을 내려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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