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공군이 미 전략폭격기가 참가한 합동 훈련을 실시한 사실이 일본 자위대를 통해 처음으로 발표됐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28일 "핵무기 탑재 가능한 미 공군 B-52 전략폭격기 2대와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 6기가 동원돼 27일 합동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일 항공자위대는 지난해와 올 초에도 B-52기가 참가한 가운데 공동훈련을 했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훈련은 우리나라 영해 밖에서 실시됐으며 B-52에 핵무기는 탑재되지 않았다.
이번 미·일 연합훈련은 미국이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를 이유로 한·미 연합훈련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열려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핵무기를 탑재해 공격 가능한 B-52 전략폭격기의 참가 사실을 공개해 대북 경계 태세가 계속 유지되고 있음을 북에 알리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중단하는 가운데 미·일 연합훈련은 강화하는 현상이 미국의 국방정책으로 자리 잡을 경우, 한·미 군사동맹의 중요성은 줄어들고 미·일 동맹 체제는 더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이달 중순 20여 국의 해군이 참여한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림팩·RIMPAC)' 중에 일 육상자위대가 개발한 지대함 미사일 '12식(式) 지대함유도탄' 사격 훈련도 함께 실시했다. 일 육상자위대가 림팩훈련에서 미국과 함께 사격 훈련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대북 경계 태세를 약화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일본 측의 주장도 미 트럼프 정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 외무상은 지난달 한·미·일 3국 외교장관 기자회견에서 "한·미 훈련 중단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하는 데 맞춰 진행될 문제"라고 말했다. 고노 외상은 당시 "미·일 동맹과 한·미 훈련에 기반을 둔 억지력이 동북아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미·일 안보 공약과 주일미군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입력 2018.07.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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