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이 여전히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 시기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이전으로 다시 못 박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25일(현지 시각)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분열성 물질을 생산하고 있는 게 맞느냐"는 의원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비롯해 핵폭탄 원료인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생산하는 시설들을 여전히 가동 중이란 얘기다. 최근 미 언론에선 정보 당국을 인용해 "북한이 최근 몇 달간 여러 곳의 비밀 장소에서 핵무기의 재료인 농축 우라늄 생산을 늘리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왔다. 폼페이오의 이날 발언은 이 같은 보도를 사실상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계속 개발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 드릴 수 없다"고 했다. 인정하는 뉘앙스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말까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한다는 목표는 유효하냐"는 의원 질문에 "그렇다. 가능하면 더 빨리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지난달 14일 방한한 자리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시한으로 '2년 반'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는 "비핵화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해 협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그는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인내의 외교(patient diplomacy)'를 하고 있다. 다만 헛되이 질질 오래 끌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할 때까지 미국과 유엔의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는 CVID와 정확히 같은 뜻"이라며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은 미 정부의 원칙"이라고도 했다.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검증'을 강조했다. 강 장관은 이날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해체와 관련, "의미 있는 조치지만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