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분기 0.7% 성장, 그 뒤에 드리운 더 암울한 전망

조선일보
입력 2018.07.27 03:18

우리 경제가 2분기에 0.7% 성장하는 데 그쳤다. 1분기 1.0%로 올라섰던 성장률이 0%대로 주저앉아 경제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우려가 더 커졌다. 설비투자가 6% 이상 감소해 2년여 만에 최악이었고, 건설 투자(-1.3%)도 내리막으로 돌아섰다. 민간 소비 증가(0.3%)도 1년 반 만에 최저다. 버팀목이던 수출마저 0.8% 증가에 그쳤다. 모든 지표에 일제히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을 3.0%에서 2.9%로 낮췄지만 이마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올해도 세계 경제는 성장률 3.9%의 호황이 예상된다. 한국보다 경제가 12배 큰 미국이 2분기 무려 4.3%(연율 환산) 성장을 내다본다. 충격적이기에 앞서 어이가 없다.

재고가 외환 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하고, 불 꺼진 공장이 늘어나고 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저로 내려갔다. 기업 파산, 법정 관리가 역대 최다 수준으로 늘어나고 청년 실업률은 18년 만의 최악이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탄핵 정국 때와 같아졌다. 어디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곳이 보이지 않는다.

경제 침체가 이 정부의 탓만은 아니다. 우리는 외환 위기 이후엔 20년 가까이 구조 개혁을 하지 못했다. 썩은 살을 도려내 새 살을 돋게 하고, 막힌 곳을 뚫어 경제의 맥이 돌게 해야 하는데 노조와 같은 이익 집단이 저항하고 정부는 영합했다. 문제는 새 정부가 영합하는 정도가 아니라 앞장서서 구조 개혁의 반대 길로 질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노동 개혁은 겨우 이뤄놓은 것까지 허물고 역주행한다.

이제 곧 반도체 수퍼 호황이 끝난다. 조선·자동차 등 주력 산업은 이미 비틀거리고 있다. 현대차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37%나 감소했고, 현대중공업 해양 플랜트 작업장은 일감이 없어 35년 만에 처음으로 가동 중단에 들어간다. 미·중 무역 전쟁 장기화 등 심각한 암초도 곳곳에 있다. 정부가 경제 운용 기조부터 바꿔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과감한 구조 개혁에 착수하고 놀랄 정도의 규제 혁신에 나서야 한다.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다. 불이 나기 전에 비상벨을 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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