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성추행 의혹 폭로' 최영미 등에 10억대 손해배상 청구

입력 2018.07.25 18:04 | 수정 2018.07.25 20:54

고은 시인 /조선DB
고은(85) 시인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최영미(57) 시인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은은 지난 17일 최영미와 박진성 시인 등을 상대로 10억 7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재판장 이상윤)에 배당됐고, 재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고은의 성추행 의혹은 지난 2월 불거졌다. 최영미가 계간지 ‘황해문화’ 겨울호에 게재한 시 '괴물'에서 그를 암시하는 원로 문인의 성추행 행적을 묘사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괴물'은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 Me too /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최영미는 고은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En선생’은 곧 ‘고은 시인’으로 지목됐다.

이후 최영미는 한 방송 뉴스에 출연해 '원로 시인'의 성추행이 상습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한 일간지에 보낸 글에는 ‘그가 술집에서 바지 지퍼를 열고 신체 특정 부위를 만져달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들어있었다.

'가해자'로 지목된 고은은 지난 3월 영국 출판사를 통해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며 "일부에서 제기한 상습적인 추행 의혹을 단호히 부인한다"고 했다.

그러자 박진성 시인이 나섰다. 박진성은 블로그를 통해 "저는 추악한 성범죄 현장의 목격자입니다. 그리고 방관자입니다. 지난날의 저 자신을 반성하고 증언한다"며 최 시인의 말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폭로가 이어지자 고은의 작품 대부분이 교과서에서 삭제됐다. 서울시는 서울도서관에 있는 '만인의 방'을 철거했다. ‘만인의 방’은 고은의 삶과 문학을 조명한 공간이다. 고은은 한국작가회의 상임고문직에서도 사퇴하고 회의에서 탈퇴했다.
최영미는 '미투 운동'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3일 서울시 성평등상 대상을 수상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