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 받던 노회찬(61·사진) 정의당 원내대표가 숨진 채 발견됐다. 투신 추정 장소에서는 “드루킹 측으로부터 금전을 받았지만, 청탁과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유서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8분쯤 서울 중구 신당동 N아파트 1층 현관 앞에서 노원내대표가 엎드려 쓰러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시신을 처음 발견한 이 아파트 경비원 김모(70)씨는 “재활용 분리수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라인 화단 쪽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면서 “(노 원내대표는)와이셔츠에 운동화 차림이었다”고 말했다.
N아파트는 노 원내대표 자택이 아니라, 동생이 모친을 모시고 사는 집으로 확인됐다.
투신장소로 보이는 아파트 17~18층 사이 계단에서는 노 원내대표의 검은색 정장 상의가 발견됐다. 정장 상의에는 신분증이 든 지갑, 정의당 명함, 유서가 들어 있었다. 경찰은 노 원내대표가 17~18층 사이 복도 창문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관계자는 "출동 당시 출혈이 굉장히 많았고, 신원확인이 안 됐다"며 "도착했을 당시 이미 심장이 멎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노 원내대표가 남긴 자필 유서에는 “드루킹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있다. 하지만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치자금 수수에 대해서는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며 “어리석은 선택이었고 부끄러운 판단이었다”고 자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에는 또 “가족과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적혀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부검은 따로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경찰관계자는 “사망 경위에 의혹이 없는 만큼 유가족들이 부검을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