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8도

조선일보
  • 이기훈 기자
    입력 2018.07.23 03:00

    111년 관측 역사상 7월 더위로는 3번째

    주말 동안(21~22일) 한반도가 후끈후끈했다. 특히 서울은 낮 최고기온이 21일 37.9도, 22일 38.0도를 찍었다. 1907년 근대적 기상 관측을 시작한 뒤 111년 동안 7월 들어 가장 더운 날 역대 4위와 3위였다. 지금까지 역대 1위와 2위는 1994년 7월 24일(38.4도)과 7월 23일(38.2도)이었다. 8월까지 포함한 전체 여름 날씨로는 1943년 8월 24일(38.2도), 1939년 8월 10일(38.2도)에 뒤이어 이번 주말이 역대 5위와 6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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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가 "덥다"로 시작해서 "덥다"로 끝난다 - 낮이나 밤이나 덥다. 전국이 다 덥다. 더위를 피해 백두대간에 간 사람들이 22일 오후 강원 인제 내린천에서 세찬 물벼락을 즐기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 낮 최고기온이 평년 이맘때보다 6도 높다"고 했다. /인제군
    서울뿐 아니었다. 22일 강원 홍천(38.2도), 충북 청주(37.8도), 경기 수원(37.5도) 등도 해당 지역에서 '역대 가장 더운 7월 날씨'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를 내렸다. 평년 이맘때보다 낮 최고기온이 2~6도 정도 높았다.

    기상청은 월요일인 23일에도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도 주말보단 조금 낫다. 기상청은 서울 낮 최고기온이 35도, 전국 낮 최고기온은 33~37도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아침 최저기온은 여전히 22~28도에 달해 많은 지역에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될 전망이다. 충청 내륙과 제주도 산지에는 22일 밤부터 23일 새벽까지 5~30㎜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지난 주말 왜 이렇게 무더웠을까. 우선 올해 장마가 평소보다 일찍 끝나면서 폭염이 빨리 시작됐다. 올 장마는 지난달 19일 제주도에서 시작해 남부 지방은 지난 9일, 중부 지방은 11일 끝났다. 평년에 장마는 중부 지방 기준 32일 이어졌는데, 올해는 19일 만에 끝났다.

    무더운 주말, 왜?
    기상청 관계자는 "열기를 식힐 만한 비가 내리지 않는 가운데 티베트 고원에서 데워진 고기압이 한반도까지 확장하고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까지 받으면서 한반도 상·하층이 모두 더운 공기로 채워졌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오는 8월 1일까지 전국에 일부 소나기를 제외하곤 비 소식이 없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빗줄기가 더위를 식혀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1일부터는 제10호 태풍 '암필(AMPIL)'이 대만 북동부 해상을 경유해 중국 상하이 부근으로 이동하고 있다. 태풍이 한반도에 비바람을 뿌리는 대신 뜨거운 수증기를 한반도로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온뿐만 아니라 습도까지 높아지면서 끈적끈적한 무더위가 나타났다. 반면 태풍 암필은 22일 대구 등 남부 지방에선 더위를 좀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대구는 워낙 더워 대구와 아프리카를 합친 '대프리카'라는 별명까지 붙은 곳이다. 하지만 이날 대구 낮 최고기온(35.8도)은 서울보다2도 이상 낮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암필이 보낸 수증기로 남부 지방에 구름이 형성돼 햇빛을 막아주는 양산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더위 때문에 병나는 사람도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두 달간 전국 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온열 질환자가 1043명이라고 집계했다. 그중 10명은 끝내 숨졌다. 작년 이맘때(5월 29일~7월 20일)에는 온열 질환자가 539명, 사망자가 3명이었다. 올여름 무더위에 온열 질환자가 작년보다 두 배 가까이, 사망자는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올 들어 피해가 집중된 기간은 지난 15~21일로, 올해 온열 질환자 절반(1043명 중 556명)이 이때 나왔고, 사망 10명 중 7명도 이때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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