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친문(親文) 진영 좌장인 7선(選) 이해찬〈사진〉 의원이 20일 "2020년 총선 압도적 승리를 이끌겠다"며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의 출마로 민주당 당권 대진표는 친문 핵심(이해찬·김진표·최재성·박범계)과 친문(송영길·이인영·김두관), 비문(非文) 이종걸 의원 등 8명의 경쟁 구도로 짜였다. 오는 26일 결선 진출 후보 3명을 가려내는 컷오프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하고 싶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있음을 알았다"며 "개혁을 좌절시키고 평화를 방해하려는 세력들에 맞서 굳건하게 지켜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2020년 총선의 압도적 승리가 너무나 절실하기에 최소한 이번 당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재집권에 무한 책임을 지고 자신을 던질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정책이 뿌리내리려면 연속적인 집권이 어느 정도 가줘야(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평소 강조해온 '20년 집권론'을 기치로 내건 것이다.

평소 복도에서나 이동 중에는 취재진 질문에 거의 응하지 않았던 이 의원은 이날 질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총리·당대표 시절 대야(對野) 강경 발언에 대해 "그때 그 사람들(상대 당)이 하도 엉터리 같은 소리 하니까 그렇다. 서로 간에 합리적 얘기를 하면 왜 그러겠나"라고 했다. 회견에서 몇 차례 손을 떤 이 의원은 건강 이상설에 대해 "아주 강건한 건 아닌데 몸이 아픈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의원은 올해 초부터 당대표 출마를 적극 검토해왔지만, 청와대 내에선 노무현 정부 시절 총리까지 지낸 이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이른바 '상왕(上王)'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고 한다.

이 의원 출마에 따라 김진표·최재성·박범계 등 친문 후보 간 정면 세(勢)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후보들은 서로 "불리하지 않다"고 하고 있지만 당내 친문 세가 워낙 강해 "3명 모두 친문 후보로 채워질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비문인 이종걸(5선) 의원은 이날 "민주 진영의 '빅 텐트'를 적극 설치해 나가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운동권 출신인 이인영(3선) 의원도 22일 출마 회견을 연다.

한편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는 이날까지 유승희(3선), 남인순·박광온(재선), 김해영·박정·박주민(초선) 등 6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런 추세라면 예비 경선은 치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예비 경선에 9명 이상이 도전했을 때만 8명으로 컷오프를 하기로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