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짜뉴스 판별사, 1만3000건 콕콕 집어냈다

조선일보
  • 백수진 기자
    입력 2018.07.18 03:01

    빌 어데어 듀크대 교수 내한, 뉴스 검증 기관 '폴리티팩트' 설립
    웹사이트 최초 퓰리처상 수상도… 최근 앱까지 개발해 실시간 검증

    "사실 확인 작업이 끝나면 3명의 에디터가 '진실' 등급을 결정합니다. 법원의 배심원들처럼 모인 증거들을 보고 진실인지 거짓인지를 판정하죠."

    빌 어데어(57) 듀크대 교수는 미국의 저명한 팩트 체크(fact-check·사실 확인) 기관인 '폴리티팩트'를 만든 주역이다. 18일 서울에서 열리는 '2018 팩트 체크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위해 방한한 그는 "거짓 정보 시대에 저널리즘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가짜 뉴스에 맞서기 위해서는 최대한 중립적으로 정보를 찾고 그 과정과 결과를 독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리티팩트는 2008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들 발언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 그 역시 언론인 출신. 당시 지역 언론 '탬파베이 타임스'의 워싱턴지국장이었다. 그는 "백악관에 출입하던 시절, 정치인들의 말을 검증 없이 그대로 전달하는 데 죄책감을 느껴 팩트 체크 사이트를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폴리티팩트는 2009년 웹사이트로서는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미국 팩트 체크 기관인 ‘폴리티팩트’ 창립자 빌 어데어 듀크대 교수는 “팩트 체크를 자동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곧 수많은 사람이 실시간으로 정치인의 주장을 검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팩트 체크 기관인 ‘폴리티팩트’ 창립자 빌 어데어 듀크대 교수는 “팩트 체크를 자동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곧 수많은 사람이 실시간으로 정치인의 주장을 검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태경 기자
    폴리티팩트의 진실 검증기(Truth-O-Meter)는 정치인이나 언론 기사, SNS에 떠도는 소문들을 검증하고 진실부터 새빨간 거짓까지 6가지 등급을 매긴다. 연료계 그림으로 등급을 표시하는데 진실이면 초록색, 거짓말이면 빨간색 불이 들어온다. 그림만 봐도 진실인지 거짓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새빨간 거짓말인 '바지에 불붙었대요(Pants on fire)' 등급을 받으면 연료계가 불타오른다. 그는 "팀원 중 한 명이 우리 사이트에도 재미있는 단어들을 써보자고 제안했다"면서 "아이들이 자주 쓰는 '거짓말쟁이, 바지에 불붙었대요'라는 표현에서 따온 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폴리티팩트에서 검증한 주장은 1만3000여건. 유력 정치인의 주장을 검증하다 보니 간혹 "결과를 바꿔 달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그는 "세보진 않았지만, 200여 차례 정도 항의를 받은 것 같다"고 했다. 항의가 들어오면 다시 증거를 검토하고 놓친 부분이 있으면 바로잡는다. 그는 "팩트 체크를 할 때 가장 첫 번째 할 일은 주장한 사람에게 가서 증거를 보여 달라고 하는 것"이라면서 "팩트 체크 과정에 당사자를 끌어들이면 항의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실시간으로 가짜 뉴스를 검증하는 애플리케이션 '팩트 스트림(Fact Stream)'을 개발했다. 지난 1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서 발표하는 내용을 실시간으로 검증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정치인들은 이전에 팩트 체크가 됐던 거짓 주장도 똑같이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거짓 주장을 찾아낸다면 상당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팩트 체크가 발전하는 데도 가짜 뉴스는 왜 더 세를 불려가는 걸까. 어데어 교수는 "가짜 뉴스를 비즈니스 모델로 보는 사람들이 있고, 정치적으로 편향된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확산시켜 자신들의 신념을 강화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대에 팩트 체크의 역할은 독자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중립적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과정과 맥락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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