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전과목 재시험으로…기말고사 시험지 유출로 난리난 D고교

입력 2018.07.16 17:23

‘기말고사 시험지 유출 사건’이 벌어진 광주광역시 D 고등학교가 전(全)과목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기말고사가 치러진 9개 과목 모두에서 시험지 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교육계 안팎에서 “학부모 하나의 일탈로 1분1초가 천금 같은 D고교 3학년 학생 300여명이 고초를 겪게 됐다”는 지탄의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광주 서부경찰서와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D 고교 행정실장 김모(58)씨는 학교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학부모 신모(52)씨의 부탁으로 기말고사 9개과목 시험지를 유출했다. 당초 유출된 시험지는 5과목으로 알려졌지만, 교육청 감사에서 김 실장이 “5과목 외에 추가적으로 시험지를 빼내 학부모에 전달했다”고 시인했다고 한다.

결국 D고교는 오는 19~20일 재시험(이과 9과목·문과 10과목)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시험지 유출을 시인한 행정실장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학부모 사정이 딱해 보여서 어쩔 수 없이 도와줬다”면서 “시험지 유출을 대가로 금품을 따로 받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D고교는 시험지 봉인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험지 원본은 금고 등 별도의 보안시설에 보관해야 하는데, D고교는 시험지 원본을 인쇄실 아래에 그냥 뒀다. 이를 알고 있던 행정실장 김씨는 원본 시험지를 행정실에서 복사한 다음, 원본을 인쇄실에 다시 돌려놨다. 당시 행정실장이 시험지를 복사하고 밖으로 들고 나가는 모습이 이 학교 CCTV에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기말고사 뿐만 아니라 중간고사 때도 ‘시험지 유출’이 이뤄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중간고사 시험지가 유출된 단서를 포착했으나, 당사자끼리 경찰 조사 전에 입을 맞출 가능성이 있어 현재로선 언론에 단서를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신씨를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의사 학부모’인 신씨는 “아들을 의대에 보내고 싶은데 성적이 좋지 않아 고민하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시험지로 기말고사를 본 신씨의 아들은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한 상태다. 신씨 아들은 학교에서 상위 4% 안에 들 정도로 성적이 우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밀하게 진행된 시험지 유출은 엉뚱한 곳에서 꼬리가 밟혔다. 기말고사 기간 신씨 아들이 같은 반 친구들에게 “이 문제가 나올 수 있다”고 ‘예언’한 것이다. 실제 기말고사에서 신씨 아들이 찍어준 문제가 그대로 출제되자, 이상하게 여긴 친구들이 학교 측에 유출의심 신고를 했다. 이후 학교자체조사로 의사 학부모의 잘못된 ‘고슴도치 사랑’이 드러났다. 행정실장 김씨와 학부모 신씨는 현재 출국금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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