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가 주최한 '싱가포르 렉처' 연설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낙관론을 피력했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밤 국빈 만찬을 마친 뒤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마리나베이샌즈 전망대를‘깜짝 방문’했다. 이 전망대는 지난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북 정상회담 전날 밤 예고 없이 찾았던 곳이다.

문 대통령은 "결코 순탄치 않은 길이지만 정상 간 합의를 진정성 있게 이행한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질의 응답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출범한 이후에 북한의 지도자가 미국의 대통령을 만난 것은 처음"이라며 "양 정상이 국제사회 앞에서 먼저 합의하고 그에 따라서 실무적인 협상을 해 나가는 톱 다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라고 했다. 이어 "(양 정상이) 직접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국제사회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비핵화 협상 타결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미·북 정상을 동일선상에 놓고 '심판'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경제 협력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경우, 아세안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협력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인식을 함께해왔다"며 한·미 공조도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전날 밤 강경화 외교장관과 함께 마리나 베이 샌즈 전망대를 관람했다. 김정은이 미·북 정상회담 전날 밤 찾았던 곳으로, 문 대통령 부부의 관람도 '깜짝 방문'이었다. 문 대통령은 5박 6일간의 인도, 싱가포르 방문을 마치고 이날 밤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