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부인 민주원 "김지은, 남편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생각"

입력 2018.07.13 16:30 | 수정 2018.07.14 00:10

“지지자들 사이에서 ‘마누라 비서’로 불린다 들어”
金, 새벽 4시 침실 출입…“당황, 실눈 뜨고 봤다”
“남편 의심한 적 없다”…“김지은 과거사 요청 안 해”
安, 부인 증언 이어지자 눈가에 손 대고 한참을 있기도

'여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54)씨가 법정에서 "김지은씨가 남편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민씨는 주변에 김씨의 과거 연애사나 행실 등을 알려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지난 3월 5일 김씨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 혐의를 폭로한 이후 민씨가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부인 민주원씨가 지난해 3월 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외부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조선DB
민씨는 13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안 전 지사 측이 신청한 증인이다. 민씨가 법정에 들어서자 안 전 지사는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민씨의 증인 신문은 1시간 10분가량 진행됐고 한 차례 울먹였다. 민씨의 증언은 안 전 지사와 김씨의 관계, 이를 바라보는 심경 등에 대해 이뤄졌다. 민씨가 변호인과 검사의 질문에 답변할 때, 안 전 지사는 손을 눈가에 가져다 대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눈물을 가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민씨는 김씨가 수행비서로 일하는 걸 보면서 종종 불쾌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민씨는 "지난해 7월 안 전 지사의 출근길에 따라나가다 김씨를 처음 봤다"며 "'지사님' 부르는데 첫 느낌에 오랜만에 애인을 만나는 여인의 느낌(이었다)"고 했다. 또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수행할 때 여성지지자들을 다가오지 못하게 하고, 심하게 대해서 지지자들 사이에서 '마누라 비서'로 불린다고 들었다"고도 말했다.

김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지난해 가을쯤부터 업무가 끝나고 (김씨가) 나의 인사를 안 받았다. 못 들은 게 아니라 무시한다고 생각해서 불쾌했고, 안 전 지사에게도 투덜댔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와 (저는) 사이가 좋았다고는 볼 수 없고, 마주치거나 만날 때마다 늘 표정이 어색하고 불편했다. 웃긴 웃는데 반갑게 웃는 게 아니라 웃어야 해서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있었던 이른바 '상화원 사건'도 도마에 올랐다. 안 전 지사 부부는 당시 충남 보령시 상화원 리조트로 부부 동반 모임을 갔다. 안 전 지사 부부가 머무르는 침실에 김씨가 새벽 4시쯤 출입했다고 한다. 민씨는 "당시 너무 당황스러워서 실눈을 뜨고 지켜봤다"며 "안 전 지사가 화를 내지 않고 부드럽게 '지은아 왜 그래'라고 말했고, 김씨는 '앗, 어' 이러더니 도망치듯이 내려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날도 놀라운 게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수행 일을 잘 했다"고 진술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3일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했다./뉴시스
민씨는 '상화원 이후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이성적으로 좋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느냐'는 변호인 측의 질문에 "그 전부터 알고는 있었다"며 "그날은 남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했다"고 답했다. 민씨는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상화원 사건 이후로도 남편을 의심해본 적은 없다"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민씨와 잘 지냈다'는 취지의 김씨 진술도 반박했다. 김씨는 지난 6일 증인신문 당시 '상화원 사건 이후에도 민씨와 잘 지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민씨는 "사적인 것은 사적인 것이고, 말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앞서 안 전 지사 경선캠프 자원봉사자 구모씨는 지난 9일 3회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민씨와 통화한 부분에 대한 증언을 했다. 구씨는 “(김씨가 언론에 피해 사실을 폭로한) 지난 3월 5일 저녁 안 전 지사의 큰 아들로부터 ‘누나(김지은)에 대한 정보를 취합해야할 것 같은데 도와줄 수 있느냐’는 문자를 받았고, 바로 전화했더니 민주원 여사가 받아서 ‘김지은의 평소 행실과 과거 연애사를 정리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씨는 김씨의 과거 연애사 등을 요청했냐는 검찰측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한편, 김씨측은 민씨의 증언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상화원 사건과 관련해 “상화원에서 함께 숙박하던 여성이 안 전 지사에게 ‘옥상에서 2차를 기대할게요’라는 문자를 보낸 것을 확인하고 수행비서로서 다른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옥상 올라가는 곳에 대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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