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 시달린 밤…서울부터 제주까지 ‘수면부족’

입력 2018.07.12 14:14 | 수정 2018.07.12 14:18

어젯밤 서울부터 제주까지 ‘열대야’
“욕 나올 정도로 더운 밤” 뜬 눈으로 지새운 밤
전력사용량, ‘열대야’ 검색 횟수 치솟아

서울에서 올해 첫 열대야(熱帶夜)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11일 저녁부터, 12일 오전까지 서울의 최저기온이 25.6도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섭씨 25도 이상 이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서울 뿐만이 아니다. 제주(26.1도), 대전(25.8도), 청주(25.7도), 서귀포(25.7도), 광주(25.1도), 부산(25.1도), 수원(25.0도) 등 주요 도시에서도 열대야가 찾아왔다. 새벽까지 푹푹 찌는 날씨에 시민들은 “뜬 눈으로 간밤을 지새웠다”면서 피로를 호소했다.

◇욕 나올 정도로 더운 밤…서울부터 제주까지 ‘수면부족’
12일 오전 서울지하철 7호선 논현역에서 만난 시민들은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출근길이 더 힘들다”고 했다. 논현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소담(32)씨는 “어젯밤 침대커버가 땀으로 다 젖을 정도로 더워서 밤잠을 설쳤다”며 “깊은 새벽에야 겨우 눈을 붙이는 바람에 늦잠 잤다”고 말했다. 김씨는 “회사에 늦었다”면서 지하철역에서 달렸다. 직장인 남두희(38)씨도 “내내 뒤척였다. 정말 욕 나올 정도로 더운 밤이었다”고 전했다.

이틀째 열대야인 제주도민들도 ‘수면부족’이긴 마찬가지다. 제주도 주민인 김주혁(28)씨는 결국 퇴근 이후 날이 샐 때까지 에어컨을 ‘풀 가동’하는 방법을 택했다. 김씨는 “8시간 정도 에어컨을 튼 것 같다. 전기료가 걱정되지만 컨디션 엉망인 채로 출근하는 것보단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윤진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밤새 에어컨을 틀어놓는 것은 되레 몸의 대사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1~2시간 단위로 끊어서 가동하는 것이 좋다”면서 “낮동안 충분한 수분섭취로 몸의 열을 떨어뜨리는 것도 열대야를 이겨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력사용량, ‘열대야’ 검색 횟수 치솟아
지난 11일 제주지역 전력소비량은 82.9kW로, 전년 같은 날(77.4kW)에 비해 7.12% 늘었다.
습기도 문제다. 제주 서귀포시 주민인 이난희(45)씨는 올 여름 제습기를 장만할 계획이다. 이씨는 “더위는 선풍기, 에어컨으로 이겨낸다 하더라도, 꿉꿉한 습기가 숙면을 방해하는 또 다른 골칫거리”라고 했다.

실제 이날은 덥고 습한 날씨로 불쾌지수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높음’이나 ‘매우 높음’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불쾌지수는 기온과 습도를 조합해 사람이 느끼는 온도를 표현한 것으로, 불쾌지수가 75~80이면 ‘높음’단계에 해당한다. 높음 단계는 전체 인원의 절반 정도가 불쾌감을 느끼는 수준이다. 불쾌지수가 80이 넘어가면 전체 인원이 불쾌감을 느끼는 ‘매우 높음’단계다.

민간 기상업체 웨더아이에 따르면 지역별 불쾌지수는△서울경기 90 △충북 90 △충남 90 △영서 80 △영동 90 △전북 90 △전남 90 △경북 90 △경남 90 △제주 90 △울릉 70 이다.

‘정신력’으로 열대야를 버틴 시민들도 있다. 취업준비생 최형선(29)씨는 “더위 탓에 밤사이 냉수 샤워만 다섯 번 했다”면서 “아직까지 용돈 타 쓰는 입장이라 요금이 많이 나오는 에어컨은 언감생심”이라고 했다.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김지운(26)씨 에어컨을 빵빵 하게 틀어주는 독서실로 새로 옮겼다. “원래 공부하던 독서실이 다 좋은데 에어컨을 잘 안 틀어줬어요. 간밤에 너무 더워서 오늘 새 독서실에 3개월 등록을 했습니다. 여기는 밤에도 에어컨을 잘 틀어주거든요.” 김씨 얘기다.

애견·애묘인들은 반려동물이 걱정이다. 고양이를 기르는 박경원(33)씨는 “우리 집 고양이가 더위를 먹었는지, 사료를 입에 통 대질 못하고 있다”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아이스팩 등 반려동물 피서용품이 있어 구매하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검색어트렌드(왼쪽)에 따르면 지난 11일 ‘열대야’ 검색량은 일주일사이 5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트렌드(오른쪽)에서도 같은 날 오후 11시를 기점으로 열대야를 검색 횟수가 급증했다./네이버·구글 캡처
‘열대야’ 여파는 포털사이트에서도 확인된다. 네이버에서는 최근 일주일 사이 ‘열대야’ 검색 횟수가 지난 11일 폭증했다. 구글에서도 오후 11시를 기점으로 열대야를 검색한 사람이 크게 늘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검색어는 생물(生物)처럼 사람들의 관심, 현재 환경 등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더해져 나오는 결과물”이라며 “밤새 뒤척이다 스마트폰을 열어 ‘열대야’로 검색해 본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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