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 조종당하고 있다"

조선일보
  • 노석조 기자
    입력 2018.07.12 03:01

    벨기에 나토 정상회의 참석 "獨, 나토 방위비 제대로 안내고 러엔 가스 사업비 수십억불 줘"
    메르켈 "우린 독립적으로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독일은 나토 방위비는 제대로 안 내면서 러시아와는 가스 파이프 사업을 체결해 수십억달러를 주고 있다"고 말하며 나토 방위비 분담 확대를 거듭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선 "적인지 친구인지 지금 당장은 말할 수 없다"면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시사했다. 미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은 공격하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칭찬한다"면서 "미 동맹들 사이에서 그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나토 정상회의는 11~12일 이틀간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브뤼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독일이 천연가스 수입을 위해 러시아와 체결한 '노드 스트림 2 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을 지목하며 "독일은 러시아에서 아주 많은 에너지를 얻고 있어서 러시아에 포로로 잡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독일 국민을 보호하려고 수십억달러를 지출하는데, 독일 국민은 러시아에 수십억달러를 지급하며 저들(러시아)을 더 부자로 만들어주고 있다"면서 "독일은 러시아에 완전히 조종당하고 있다"고 했다. 나토 정상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유럽 최대 경제 강국 독일을 콕 집어 비판한 것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 회원국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을 국방비로 쓰는 나라가 작년 3곳에서 올해 8곳으로 늘어난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충분치 않다"고 했다.

    메르켈과 트럼프 사이 - 11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개막 행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메르켈과 트럼프 사이 - 11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개막 행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AP 연합뉴스

    이날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기자들에게 "나는 소련이 직접 통치한 동독에서 산 경험이 있다"면서 "오늘날 통일 독일에서 자유를 누려 행복하다. 우리는 정책 등 모든 일을 독립적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독일이 국방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았고 미국의 안보에 무임승차하면서 대미 무역에서도 막대한 이득을 얻는다고 비판해 왔다. 독일의 국방비 지출은 나토 회원국들이 2014년 합의한 'GDP의 2%'에 못 미치는 1.24% 수준이다. 미국의 국방비 지출은 GDP의 3.5%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개막 하루 전인 10일에는 기자들에게 "푸틴이 적인지 친구인지 지금 당장은 말할 수 없지만 그는 경쟁자"라며 "러시아와 잘 지내고, 중국과 잘 지내는 등 다른 국가들과 잘 지내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미국엔 유럽보다 나은 동맹이 없고, 앞으로도 가질 수 없을 것"이라면서 "동맹에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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