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누드펜션, 무죄

입력 2018.07.12 03:01

법원 "동호회원들만 이용, 숙박시설로 볼 수 없어"

누드 동호회원들을 대상으로 알몸 생활이 가능한 '누드 펜션'을 운영한 펜션 업주가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문제의 펜션이 숙박업소가 아니라서 풍속영업규제 등 법 적용을 할 수 없다는 이유다.

지난해 여름, 조용했던 충북 제천 산골마을이 '알몸 남녀' 때문에 시끄러워졌다. 한 펜션에서 옷을 다 벗은 성인 남녀가 돌아다닌다는 주민들의 목격담이 잇따라 나왔다. 이 펜션은 나체주의 동호회 회원들의 휴양시설이었다. 펜션업주이자 동호회장인 김모(51)씨는 회원들에게 가입비 10만원과 연회비 24만원을 걷어 예약제로 펜션을 운영했다. 60·70대 노인이 대부분인 주민들은 "마을의 정서를 해친다"며 펜션을 폐쇄하라고 나섰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회원들에게 돈을 걷고 시설을 대여해주기 때문에 미신고 숙박업소"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김씨는 결국 펜션 문을 닫고 건물을 매각했다.

검찰은 행정기관에 신고 없이 숙박업소를 운영한 혐의(공중위생관리법 위반), 숙박업소에서 음란행위를 알선한 혐의(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두 법은 김씨의 누드 펜션이 숙박업소여야 적용이 가능하다. 검찰은 해당 펜션이 연회비를 받아 시설을 이용하도록 한 것은 영리 목적의 영업행위이기 때문에 숙박업에 해당한다고 봤다. 만약 호텔이나 모텔 등 숙박업소의 투숙객이 업소에서 옷을 벗고 돌아다니면 공연음란죄가 적용돼 처벌받을 수 있다.

법정에 선 펜션 주인 김씨는 "영리 목적으로 숙박업을 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원도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청주지법 제천지원 형사2단독 하성우 판사는 김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현행법상 숙박업을 전제로 하는 공중위생관리법·풍속영업규제법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 판사는 "피고인은 동호회원만을 상대로 가입비와 연회비를 받아 펜션을 이용하게 했을 뿐, 일반인에게 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회비 또한 이용자들의 편의시설을 위해 사용하는 등 영리 목적으로 숙박업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법원은 펜션에서 한 일들이 음란행위인지는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