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 백기 든 화이자…약값 인상 연기

입력 2018.07.11 17:42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가 10일(현지 시각) 의약품 가격 인상 계획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화이자 등 가격을 올린 제약업체들에게 맹비난을 쏟아부은지 하루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후보 시절부터 처방약 가격 인하를 핵심 공약을 내세워 왔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관련 청사진도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제약회사들이 곧 자발적으로 대규모 가격 인하를 발표할 것이라고도 공표했지만 아직까지 이를 구체화한 제약사는 없다. 화이자와 테바, 제넨텍 등은 도리어 가격을 올렸다.

화이자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연말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시행 때까지 약값 인상 계획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7월 1일부터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 류마티스성관절염 치료제 ‘젤잔즈’ 등 40여개 의약품에 대한 가격을 올리겠다는 방침을 철회한 것이다.

화이자는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료 시스템을 강화하고 환자들에게 더 많은 (의료) 접근을 제공하는 청사진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 위해 1일부터 시행한 약값 인상을 미루기로 했다”며 “이미 오른 약값은 가능한 빨리 1일 이전으로 되돌릴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7월 10일 트위터를 통해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알렉스 에이자 보건장관과 약값 청사진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며 화이자의 가격 인상 유보 결정을 공표했다. / 트럼프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은 화이자의 발표에 앞서 트위터에 “방금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알렉스 에이자 보건장관과 약값 청사진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화이자는 미국 환자들이 약에 돈을 더 지불하지 않도록 가격을 원상복귀 시켰다”며 “화이자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다른 회사들도 똑같이 하기를 희망한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화이자가 결국 백기를 든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화이자와 다른 제약사들은 아무 이유 없이 약값을 올린 데 대해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그들은 가난하고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사람들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 정부가 나서 대응할 것이라고 으름장도 놨다.

화이자는 당초 “주요 의약품의 정가에는 변동이 없다”며 “우리는 일부 약품의 가격을 낮추고, 약 10%의 가격만 올리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화이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논의한 뒤 약값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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