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판결 후 극단적 치안 불안 상황 가정해 작성

조선일보
  • 전현석 기자
    입력 2018.07.11 03:01

    [기무사 계엄령 문건수사]
    문건 내용과 쟁점은

    기무사가 작년 3월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 업무 수행 방안'은 표지·목차를 포함해 총 10쪽짜리 문건이다. 뒤에는 '위수령·계엄 선포 사례' '계엄사령부 편성표' '계엄 임무 수행군 편성(안)' '합동수사본부 편성표' 등 참고 자료가 첨부돼 있다.

    문건은 '현상진단'의 '상황 평가' 항목에서 "정치권이 가세한 촛불·태극기집회 등 진보(종북)-보수 세력 간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보수 진영에서 계엄 필요성을 주장하나 국민 대다수가 과거 계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어 계엄 시행 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어 '탄핵 결정 선고 이후 전망' 항목에서는 "탄핵 심판 결과에 불복한 대규모 시위대가 서울을 중심으로 집결해 청와대·헌법재판소 진입·점거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 "진보(종북) 또는 보수 특정 인사의 선동으로 집회·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극단적 치안 불안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은 '진보'를 '종북'이라고 표현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문건은 이어 위수령과 계엄 등 비상조치 유형을 설명했으며 ▲비상조치 발령의 요건과 절차 ▲위수령 발령 시 발포 권한 등 조치 사안을 담았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탱크와 장갑차로 지역을 장악하고 공수부대로 시민들을 진압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문건에는 그와 같은 표현은 없지만, 첨부된 '참고3 계엄 임무 수행군 편성(안)'을 보면, 가용 병력으로 기계화 사단(6개) 기갑 여단(2개), 특전사(6개) 부대가 표시돼 있다.

    '계엄 시행' 내용 가운데 합동수사본부가 보도 검열단과 합수본부 언론 대책반을 운영한다고 돼 있는 것과 관련, 군이 언론을 통제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군 관계자는 "이는 현재 계엄 시행령에도 포함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문서에는 계엄사령관을 '육군총장'으로 임명한다고 돼 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선 "당시 이순진 합참의장이 계엄사령관이 되어야 하는데 3사 출신이기 때문에 배제됐다. 기무사가 육사 출신으로 계엄사령부를 편성하고 친위 쿠데타를 모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면 계엄사령관을 임명하게 돼 있는데 특정 직위 인물이 정해진 건 아니다. 다만, 합동참모본부에 관련 부서(민군작전부 계엄과)가 있기 때문에 군내에선 계엄 시 합참의장이 계엄사령관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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