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이건희 사면 기대하고 MB 소송비 대납"

조선일보
  • 양은경 기자
    입력 2018.07.11 03:01

    검찰, MB 재판서 자수서 공개
    MB측 "로펌서 무료 소송" 반박

    삼성이 이건희 회장 사면을 기대하고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을 대납했다는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의 진술이 공개됐다. 다스는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라고 판단한 회사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재판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은 이런 내용이 담긴 이 전 부회장 자수서를 공개했다. 자수서는 이 전 부회장이 지난 2월 검찰에 출석하며 제출한 것이다.

    자수서에 따르면 다스의 미국 소송을 맡았던 로펌 '에이킨 검프(Akin Gump)'의 김석한 변호사는 2008년 하반기~2009년 초쯤 이 전 부회장을 찾아와 소송 비용 지원을 요청했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과 관련한 미국 내 소송을 에이킨 검프에서 대리하게 됐다. 대통령을 돕는 데 돈이 많이 든다"며 "이 비용을 청와대에서 마련할 수 없고 정부가 지급하는 건 불법이니 삼성이 대신 부담해 주면 국가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청와대도 고마워할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전 부회장은 이를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했고, 이 회장은 '청와대 요청이면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후 이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총 68억원의 소송 비용을 대납받은 것으로 보고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했다.

    이 전 부회장은 소송 비용 대납 이유에 대해선 "여러 가지로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기대를 한 게 사실"이라며 "나중에 (이건희 회장) 사면에도 조금은 도움되지 않겠나 하는 기대를 가진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삼성 비자금 특검' 수사로 배임과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으며 2009년 말 특별사면됐다.

    이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검찰 진술도 공개됐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이 2008년 4월쯤 청와대에서 김석한 변호사로부터 삼성이 미국 소송을 도와주기로 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으며 이 전 대통령은 이를 듣고 밝은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변호사가 무료로 다스의 미국 소송을 맡아 주는 대신 (이 전 대통령 측에) 삼성과 현대 사건 수임을 도와 달라고 했던 것"이라며 소송 비용 대납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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