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허리 vs 득점 기계

조선일보
  • 장민석 기자
    입력 2018.07.11 03:01

    [2018 러시아월드컵]
    내일 새벽3시 크로아티아·잉글랜드
    '미드필더의 교과서' 모드리치와 '동물적 골 본능' 케인 양보 없는 한판

    12일 오전 3시(한국 시각)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준결승전을 벌이는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는 월드컵 4강이 실로 오랜만이다. 잉글랜드는 1990 이탈리아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한 이후 28년 만에 4강에 올랐다. 크로아티아는 1998 프랑스월드컵(3위) 이후 20년 만의 4강이다.

    모처럼 절호의 기회를 맞았는데 이대로 만족할 리 없다. 자기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기 위해 두 캡틴이 나선다. 세계 최고 미드필더로 꼽히는 크로아티아 주장 루카 모드리치(33)와 6골로 득점 선두를 질주 중인 잉글랜드 캡틴 해리 케인(25)의 정면 대결이다.

    ◇종가의 자랑, 케인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대회 통산 10골을 기록한 개리 리네커(58) 이후 월드컵 무대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 스트라이커가 없었다. EPL 통산 최다골(260골)을 넣은 앨런 시어러(48)는 월드컵에서 두 골에 그쳤다. A매치 최다 득점(53골)을 올린 웨인 루니(33)는 월드컵 통산 한 골이 전부다. 그래서 이번 대회 케인의 골 폭풍이 놀랍다.

    루카 모드리치(왼쪽), 해리 케인
    케인은 작년 한 해 동안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모두 56골을 넣어 리오넬 메시(54골)를 제치고 한 해 최다골 주인공이 됐다. 그라운드에 무섭게 몰아친 '허리케인'은 이번 월드컵까지 삼켜버렸다.

    케인이 '마의 6골'을 넘어야 잉글랜드의 결승 진출 가능성도 커진다. 1974년 서독월드컵에서 그제고슈 라토(폴란드)가 7골로 득점왕에 오른 이후 월드컵 10번 가운데 7번이 6골로 득점왕이 결정됐다. 7골 이상 득점한 선수는 2002 한·일월드컵 득점왕 호나우두(8골)가 유일하다. 케인의 발 끝에서 월드컵 새 역사가 만들어질지 모른다.

    케인은 지난 5월 잉글랜드의 역대 최연소 주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우리는 용감해야 한다. 우린 충분히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각오대로 케인이 중심이 된 평균 연령 26.1세의 '젊은 잉글랜드'가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모드리치만 믿고 갑니다

    그런 케인 앞에 세계 최고 미드필더가 버티고 있다. 초호화 군단 레알 마드리드의 '넘버 10'이자 크로아티아의 주장인 모드리치다.

    모드리치는 이번 대회에서 패스와 활동량, 공수 조율까지 미드필더의 정석을 보여주면서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크로아티아가 치른 5경기 중 모드리치가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경기가 무려 3경기(나이지리아·아르헨티나·러시아전)다.

    크로아티아는 16강·8강전에서 모두 승부차기까지 치러 체력적 부담이 큰 상태다. 하지만 강철 체력을 선보인 모드리치를 중심으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그는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3연패(連覇)를 이끈 뒤 쉴 틈도 없이 크로아티아 대표팀에 합류해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러시아와 벌인 8강전에선 12.616㎞를 뛰었다. 모드리치는 "휴식하고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4강전에서 또 다른 드라마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는 1974년 월드컵에서 '토털 사커'로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준우승에 머물렀다. 크루이프를 쏙 빼닮아 '발칸의 크루이프'소리를 듣는 모드리치는 우승 꿈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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