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의 브레인 스토리] [298] 행복은 풀기 힘든 숙제

조선일보
  •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입력 2018.07.11 03:12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모든 사람은 행복을 원한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선택의 자유가 있는 대부분 사람은 불행보다 행복을 선호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고 확신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모두가 바라는 행복은 왜 그렇게도 달성하기 어려운 것일까?

    우선 행복을 불행의 반대라고 가정해보자. 인간은 언제 불행할까? 적어도 배가 고프거나, 목마르거나, 추위에 떨거나, 자유롭지 않거나, 삶에 희망이 없을 땐 불행을 느끼겠다. 다시 말해 인류는 지난 수만 년 동안 대부분 불행의 조건으로 가득한 세상에 살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반대로 OECD 회원 국가 대부분 시민들은 과거 왕이나 귀족들조차도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편리함과 안전을 누릴 수 있다. 논리적으로만 본다면 지금 우리는 모두 행복하고 과거에 살았던 인류는 항상 불행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놀랍게도 개개인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사회·경제·기술의 발전과는 무관하다는 결과다.

    왜 우리는 더 풍요롭고 더 안전한 세상에 살면서도 더 행복하지는 못한 것일까? 우선 행복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의 '케이크'가 아무리 커져도 내가 먹을 수 있는 비율이 비슷하다면 나의 행복지수는 늘지 않는다. 행복은 절댓값이 아닌 주어진 공동체에서의 내 랭킹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하버드 대학 연구팀의 결과에 따르면 불행 요소의 감소 그 자체가 행복지수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파란색부터 보라색 사이 색깔을 가진 공 중 파란색 공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파란색 비율을 줄이면 보라색을 점차 파란색으로 느끼기 시작한다. 비슷하게 위험한 상황이 감축되면 예전엔 위협적으로 느끼지 못했던 상황에서 새로운 위협을 느끼고, 비도덕적인 요청이 줄어들면 과거엔 도덕적으로 판단했던 요청들을 비도덕적으로 받아들인다.

    불행의 요소들이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과거의 행복이 새로운 불행으로 탈바꿈하기에 우리 인류에게 행복은 영원히 풀 수 없는 숙제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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