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누구나 입안에 문제가 생긴다. 가장 흔한 병이 치주염 같은 치주 질환이다. '풍치'라고도 부르는 치주염은 치아를 받치는 인대와 뼈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잇몸병이다. 40대 이상 성인의 80~90%는 치주염을 앓는다는 통계가 있다. 치주염은 대부분 초기 자각 증상이 없다.
이 때문에 이상 증상을 느껴 치과를 방문할 때는 이미 치료 시기를 놓쳐 이를 뽑아야 할 지경에 이르는 환자가 많다. 상태가 이쯤 되면 환자는 초조해진다. 특히 여러 개 치아를 뽑아야 하는 경우는 더 그렇다. 생니를 뽑아야 한다는 두려움과 임플란트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동시에 밀려온다. 여러 치과에 가보면서 어떻게 하면 적은 비용으로 임플란트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일도 잦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격보다 건강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얼마에 임플란트를 할 수 있느냐보다 치아를 몇 개 살릴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두고 치과를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치아는 최대한 살려야…'키레이저'로 무절개 잇몸 치료
임세웅 더와이즈치과병원 원장은 "치아가 흔들린다고 무조건 발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잇몸 치료를 먼저 시도해 최대한 치아를 살려야 한다"고 했다. 임 원장이 권하는 치료 과정은 이렇다. 먼저 치과 전용 키레이저라는 장비로 절개하지 않은 채 잇몸 염증을 치료한다. 키레이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레이저 장비다.
치료에 걸리는 시간은 30분 내외다. 치료를 하고 나면 퉁퉁 부어 있던 잇몸이 차츰 가라앉으면서 흔들리는 치아가 진정된다. 이후에는 주기적으로 검진하며 치아가 회복되는 과정을 확인하고, 회복할 수 없는 치아만 골라 뽑는다. 이 과정을 거치면 자연 치아는 최대한 살리고 임플란트 개수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임 원장 얘기다. 임 원장은 "임플란트를 줄이는 건 결국 비용을 줄이는 길"이라고 했다.
물론 잇몸 치료를 한다고 모든 치아를 살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임 원장은 "분명한 건 잇몸 치료로 살릴 수 있는 치아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치과의사는 어떻게 하면 최대한 치아를 살릴 수 있을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의료진의 전문 지식과 충분한 임상 경험이다. 같은 잇몸 상태라 하더라도 디지털 엑스레이 사진으로 환자의 잇몸 뼈 상태를 분석하고 진단하는 과정에서 의사마다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따라서 병원을 선택할 때는 의사의 전문성과 풍부한 노하우, 치료 결과를 뒷받침할 최첨단 장비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임 원장은 강원도에 사는 50대 남성 박모씨를 예로 들었다. 박씨는 평소 잇몸이 욱신거리고 이를 닦을 때마다 피가 났지만 금방 나아질 거라고 여겼다. 시간이 지나자 잇몸에서 고름이 나오고 치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이 바빠 바로 치과에 가지 못했다. 어느 날 갑자기 앞니 하나가 쑥 빠지고서야 급히 치과를 찾았다고 한다. 집 근처 치과에서는 "잇몸 뼈가 모두 녹아내린 치주염이니 전체 치아를 제거하고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모두 뽑아야 한다는 것도 충격인데 임플란트 비용도 부담스러웠다.
지인들은 "치과마다 진단이 다를 수 있으니 여러 치과를 다녀보고 결정하라"고 조언했고, 박씨는 여러 병원을 다닌 뒤 더와이즈치과병원에서 임플란트를 하기로 했다. 임 원장은 전체 발치를 권하지 않았다. 임 원장은 "먼저 키레이저로 잇몸 치료를 하며 치아를 최대한 살려 보자"고 했다. 2주에 걸쳐 2회 치료를 받고 난 뒤, 부어 있던 잇몸이 가라앉으면서 치아 흔들림이 눈에 띄게 줄었다. 박씨는 임 원장 말대로 중요한 어금니는 살리고 일부 치아만 뽑았다. 임플란트 수가 20개에서 7개로 줄어 비용 부담도 줄었다.
◇잇몸 치료로 살린 치아, 임플란트 비용 줄인다
치아 하나의 가치는 얼마일까. 미국의 한 연구기관에 따르면 치아 하나의 경제적 가치는 3만 달러(3000만 원)다. 사랑니를 제외하고 28개 치아로 계산하면, 자연 치아를 잘 보존한 사람은 총 8억4000만 원을 번다는 것이다. 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아 하나를 살릴 때마다 3000만 원을 버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임 원장이 강조하는 잇몸 치료는 더 가치가 있다. 이 때문에 더와이즈치과병원에는 지방이나 해외에서 찾아오는 환자도 많다. 치아를 살리기 위해 물리적 거리나 교통비를 개의치 않고 찾아오는 것이다.
환자가 발치를 많이 할수록 임플란트 수는 늘며 그만큼 병원 수익은 올라간다. 이 때문에 꼭 하지 않아도 될 임플란트를 권하는 경우도 있다. 임 원장은 "병원 수익을 생각하기에 앞서 환자 부담을 줄이는 것이 의사의 사명"이라며 "더와이즈치과병원은 앞으로도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잇몸 치료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