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물건을 사면 왜 후회할까? 행동경제학으로 본 ‘돈 잘 쓰기’

입력 2018.07.10 06:00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댄 애리얼리·제프 크라이슬러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443쪽 | 1만8000원

“가격할인은 멍청함을 부르는 독약이다. 가격할인은 의사결정 과정을 지나칠 정도로 단순화시켜버린다.”

사람들은 5만원짜리 운동화를 살 때, 1만원을 아끼기 위해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할인점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100만원짜리 가구를 살 땐 1만원을 아끼자고 10분 거리에 있는 다른 가게로 가지 않는다. 어차피 할인되는 가격은 똑같이 1만 원인데 말이다. 왜일까?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와 코미디언이자 저술가인 제프 크라이슬러는 인간의 두뇌와 돈 사이의관계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여러 가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돈 문제와 관련해서 사람들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개인적인 여러 믿음들의 허구를 파헤친다.

우리는 돈을 숫자로, 가치로, 그리고 일정한 양의 금액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돈을 쓸 때는 이성보다 감정을 앞세운다. 감정은 돈과 관련된 행동을 유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때론 최악의 적이 되어 우리를 방해한다.

예컨대 가격할인은 의사결정을 지나칠 정도로 단순화시켜 버린다. 어떤 상품이 ‘세일 중’이라면, 사람들은 해당 상품에 똑 같은 가격표가 붙어 있어도 정상 가격일 때보다 더 빨리 행동하고 생각도 적게 한다. 또 1시간 만에 잠긴 문을 따주는 열쇠공에게 주는 수고비는 아깝지 않지만, 2분 만에 문을 고쳐준 사람에겐 수고비를 주는게 아깝다고 여긴다.

댄 애리얼리와 제프 크라이슬러는 우리의 시간을 잡아먹고 생활을 통제하는 돈과 관련된 선택 뒤에 숨겨진 복잡한 힘에 대해 알려준다. 그 힘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게 된다면 돈 문제와 관련된 우리의 선택이 조금은 더 나아질 것이라며. 또 돈이 생각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제대로 이해하면 돈과 상관없는 분야의 의사결정도 더 잘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주장한다. 왜냐하면 돈과 관련된 결정은 단지 돈이 아니라, 그 이상의 어떤 것에 대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경력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가’, ‘인간관계를 어떻게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것인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행복하게 만들 것인가’ 등을 고민하고 지출로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돈 쓰기의 문제는 비단 돈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다.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며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잣대가 된다. 나의 가치관과 상대의 가치관을 알 수 있게 되는 기준, 그것이 저자들이 말하는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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