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측, 탈출 2시간 만에 뒤늦게 파악
2011년 병원서 "시끄럽다" 다른 환자 살해…3년 복역
평소 "답답하다" 토로…전자발찌도 안 찬 채 탈출
살인 전과가 있는 40대 조현병 환자가 병원 폐쇄 병동에서 치료를 받던 중 탈출해 교정 당국과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9일 광주 광산경찰서와 광주보호관찰소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0분쯤 광주 광산구 한 병원 폐쇄 병동에서 치료를 받던 김모(48)씨가 병원을 탈출했다.
병원 측은 김씨가 탈출한 지 2시간이 지나 김씨가 사라진 사실을 파악했다. 병원 관계자가 오후 9시 30분쯤 약을 주러 병실에 갔다가 김씨가 보이지 않자 병원 직원들과 함께 1시간가량 김씨를 찾았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김씨를 찾지 못하자 병원 내부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고, 김씨가 직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달아난 것을 알게 됐다. 당시 병원 문 앞에는 아무도 없어 김씨는 아무 제지 없이 병원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병원 측은 김씨가 탈출한 지 3시간이 지난 오후 10시 30분쯤 교정당국에 탈출 사실을 알렸다.
김씨는 흰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 티셔츠와 검은색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고 있었다. 신발은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고 한다. 병원을 나갈 때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은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김씨의 행적은 병원 밖 도로에 나갔다는 정도다. 보호관찰소 관계자는 “경찰에 공조요청해 추적하고 있지만 아직 큰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평소 병원에서 “답답하다”는 불만을 자주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호관찰소에 따르면 김씨는 조현병 증세 때문에 18년가량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김씨는 특히 2011년 시끄럽다는 이유로 입원 중인 정신병동에서 다른 환자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복역을 마친 김씨는 이 병원에서 치료감호를 받아왔다.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인 김씨는 전자발찌를 차지 않은 상태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호관찰소 측은 “보통 폐쇄 병동 바깥으로 나갈 때는 전자발찌를 채우지만 병동 안에 들어오면 외부와 차단되기 때문에 편의상 풀어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