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일본의 끔찍한 '간호 살인'… 링거에 소독약 섞어 20명 목숨 앗아

입력 2018.07.09 03:00

"근무때 죽으면 설명하기 귀찮아… 나 없을 때 죽었으면 좋겠다"
간호사, 2016년 3개월간 저질러

2016년 9월 16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한 병원 4층 병동에 입원해 있던 야나기 노부오(88)씨가 숨졌다. 말기 환자만 모인 4층 병동이라 환자가 사망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지만 야나기씨의 경우는 달랐다. 그가 맞고 있던 링거 수액에서 수상한 '거품'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수액에 계면활성제 성분이 들어가 거품이 생긴 것이었다. 야나기씨가 사망한 지 나흘 만에 이 병원 4층 병동에서 사망한 70~80대 노인 환자 3명의 시신에서도 계면활성제 성분이 검출됐다. 소독약의 주성분인 계면활성제는 세균 단백질을 부식시켜 살균 작용을 한다. 몸속에 들어가면 장기 손상을 가져와, 고령 환자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

일본 간병 종사자 변화
경찰은 의도적인 '연쇄 살인'에 무게를 두고 수사망을 좁혔다. "80대 환자가 사망하기 직전 해당 병실에 간호사가 혼자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 진술이 나왔다. 해당 병동의 간호사들의 간호복을 수거해 다량의 계면활성제 성분이 검출된 간호복도 확보했다. 그 간호사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으나 강하게 부인하는 바람에 체포하지는 못했다. 모두 간접 증거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범인이 잡혔다. 해당 병원 수간호사 구보키 아유미(31)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그가 밝힌 범행 동기가 다시 한번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트렸다. "환자가 사망했을 때 가족들에게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귀찮았다" "내가 없는 동안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말기) 환자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는 걸 보는 게 싫었다."

구보키는 "2016년 7월 중순부터 환자들의 링거액에 소독약을 섞었다. 환자 20명 정도에게 같은 일을 했다"고 털어놓았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구보키가 링거액에 약물을 탔다는 2016년 7~9월, 해당 병원 4층에서 사망한 환자는 총 46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의 시신은 대부분 화장돼 구보키의 범행과의 직접 연관성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보키의 연쇄 살인은 고령사회 일본의 악몽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고령사회백서에 따르면 일본은 인구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27.3%)인 초고령사회다.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들을 간호할 인력은 태부족인 상황이다. 가족들이 간병 때문에 직장을 관두는 '간호 퇴직'이란 말까지 나온다.

그런 와중에 간병 범죄도 늘고 있다. 간병에 지친 가족이 노인을 해치는 '간병 살인'만 1년 40~50건에 달한다. 지난 3월에는 가나가와현의 한 양로원 직원이 밤에 순찰을 하다가 앙상한 노인을 번쩍 들어 베란다 밖으로 집어던지는 수법으로 노인 3명을 살해했다. 죽은 노인에게 특별히 원한이 있었던 아니었다. "손이 가는 노인이 많아 간호 일에 스트레스가 쌓였다. 입소자 수를 줄이고 싶었다"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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