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유탄 맞은 윔블던… "경기 중 휴대전화로 축구 보면 퇴장"

조선일보
  • 석남준 기자
    입력 2018.07.09 03:00

    [2018 러시아월드컵]
    10만원짜리 좌석 빈자리 속출… 정상급 조기탈락도 흥행 적신호

    28년 만에 월드컵 4강에 진출하면서 잉글랜드가 들끓고 있다. 하지만 웃어도 웃는 게 아닌 이들도 있다. 바로 세계 최고 권위의 테니스 대회인 윔블던 조직위원회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잉글랜드가 선전을 이어가면서 자국에서 열리는 윔블던의 흥행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윔블던 조직위는 7일 관중에게 이런 공지를 했다. "경기 중 휴대전화나 태블릿으로 월드컵을 시청할 경우 경기장에서 퇴장될 수 있습니다." 잉글랜드와 스웨덴의 러시아월드컵 8강전을 앞둔 상황이었다. 실제 이날 윔블던 경기장에는 빈자리가 속출했다고 한다. 10만원이 넘는 윔블던 티켓값을 지불하고도 테니스 대신 축구 경기 시청을 택한 이들 때문이다.

    지난 7일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알렉스 드 미나르(호주)의 윔블던 남자 단식 3라운드 경기 도중 한 남성이‘축구가 보고 싶다. 가자, 잉글랜드’라고 쓴 팻말을 든 모습.
    러시아월드컵에서 잉글랜드가 선전하면서, 영국에서 열리는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흥행 실패를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알렉스 드 미나르(호주)의 윔블던 남자 단식 3라운드 경기 도중 한 남성이‘축구가 보고 싶다. 가자, 잉글랜드’라고 쓴 팻말을 든 모습. /EPA 연합뉴스
    축구가 보고 싶은 건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남자 단식에 출전한 가엘 몽피스(프랑스·44위)는 3라운드에서 샘 쿼리(미국·13위)를 꺾은 뒤 기자회견장에 예정보다 2분 늦게 도착했다. 몽피스는 "경기를 마친 뒤 바로 프랑스와 우루과이의 월드컵 8강전 스코어를 물어봤다"며 "0-0이라고 해서 빨리 자리를 정리하고 중계를 조금 보느라 늦었다"고 말했다. 자기보다 랭킹이 31계단 높은 선수를 꺾은 몽피스는 프랑스가 선제골을 넣은 걸 언급하며 "내 경기도 그렇고 축구도 그렇고 완벽한 하루"라고 덧붙였다.

    올해 윔블던이 흥행 실패를 우려하는 건 월드컵 때문만은 아니다. 4년마다 월드컵과 윔블던은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 윔블던의 걱정을 더하는 건 최정상급 선수들의 조기 탈락이다. 여자 단식에서 상위 10번 시드 중 세계 8위인 카롤리나 플리스코바(체코)만 16강에 올랐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 나온 일이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가르비녜 무구루사(스페인·3위), US 오픈 챔피언 슬론 스티븐스(미국·4위), 올해 호주오픈 챔피언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2위)가 3라운드에 오기 전에 짐을 쌌다. 7일에는 직전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한 세계 1위 시모나 할레프(루마니아)가 3라운드에서 48위 셰쑤웨이(대만)에게 1대2로 역전패했다.

    윔블던은 아직도 최대 악재를 남겨 놓고 있다. 남자단식 결승이 현지 시각으로 15일 오후 2시에 열리는데, 그로부터 두 시간 뒤 월드컵 결승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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