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편파수사 항의' 3차 혜화역 시위 열려 "문재인은 응답하라"

  • 특별취재팀
    입력 2018.07.07 19:09 | 수정 2018.07.07 19:22

    ‘몰카 편파수사 항의’ 3차 혜화역 시위
    1만9000여명 몰려 ‘역대 최대 규모’
    “몰카 범죄, 빠른 수사와 엄격한 처벌 필요”
    文대통령 ‘편파수사 아니다’ 발언에 비판 여론 나와

    이른바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몰래카메라)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 등을 비판하는 시위가 7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일대에서 열렸다. 지난 5월과 6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들은 “불법촬영 가해자에 대한 빠른 수사와 엄격한 처벌을 요구한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인 법안을 발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편파수사가 아니다”라고 한 데 대해 “자칭 페미, 대통령 문재인은 지금 당장 제대로 응답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린 ‘제 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는 1·2차 시위보다 더 많은 인원인 1만9000명(경찰추산·오후 6시 기준)이 모였다. 같은 시각 주최 측은 6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5월 열렸던 첫번째 시위에는 경찰 추산 1만명, 지난달 있었던 두번째 시위에는 1만5000명이었다.

    7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근처에서 열린 ‘제 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는 1·2차 시위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몰렸다. 이들은 이날 “우리는 편파수사를 규탄한다. 수사원칙 무시하는 사법불평등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자 제공
    ◇ 시위 구호로 등장한 “문재인은 응답하라”
    시위대는 이날 “사법 불평등을 중단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손에는 ‘여성유죄 남성무죄 성차별 수사를 중단하라’, ‘지금찍어? 마!! 그것도 불법촬영’, ‘여혐민국 무능국회 여혐범죄 동조자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찍는 놈도 올린놈도 동일하게 강력처벌”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숫자송’, ‘나비야’, ‘독도는 우리땅’ 노래를 개사해 불렀다. “①일반인 몰카야동,② 이렇게 넘쳐나는데(숫자송)”, “검경찰 몰카범 얼른잡아 오너라, 편파수사 역차별 지겹지도 않느냐(나비야)”, “경찰도 한남충 수사 안해 못한대(독도는 우리땅)” 등이다. 시위 장소 근처를 지나던 차량에 타고 있던 남성들이 시위 장면을 찍는 듯한 모습이 보이자 일제히 “찍지 마”를 연발했다.

    제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구호문&노래
    이날 시위에서는 문 대통령을 향한 구호도 등장했다. 지난 1·2차 시위에서는 볼 수 없던 광경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청와대에도 편파수사라는 청원이 올라왔기에 보고를 받았다”면서도 “편파수사라는 말은 맞지 않다. 일반적인 처리를 보면 남성 가해자의 경우 구속되고, 엄벌이 되는 비율이 더 높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여성들이 입는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 등의 무게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지만 편파수사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논란이 커졌다.

    이날 규탄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페미공약 걸어놓고 당선되니 잊은거냐. 여성의제 메모캡쳐 말이 되냐. 자칭 페미, 대통령 문재인은 지금 당장 제대로 된 응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문재인 남(男)대통령을 풍자하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진행자들은 문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문재인 사죄해’로 6행시를 짓기도 했다.

    무대에 오른 한 참여자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하며 우리 표를 가져가서 당선된 문 대통령은 더 이상 우리를 실망시키지 말라”고 했다. 이날 시위에 처음으로 나왔다는 대학생 김모(24)씨는 “문 대통령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서로 간의 갈등이라고 치부하는 것 같아 환멸을 느꼈다”며 “가만히 앉아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 같아 나왔다”고 말했다.

    ◇ 경찰 400명 중 160명이 여경… 경찰·주최 측, 비상 상황에 대비
    경찰은 이날 경력(警力) 400명을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이 가운데 160명은 여경이었다. 경력 40%를 여성으로 구성한 셈. 지난 1·2차 시위 때 여경 80명이 투입된 것과 비교하면 배로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시위가 몰카 범죄 등을 규탄하는 것이고, 남자 경찰을 경계하는 참여자가 많아 특별히 여경을 많이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7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근처에서 열린 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는 1·2차 시위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몰렸다./ 독자 제공
    지난달 9일 열린 혜화역 2차 시위에서 “남경이 시위 진행자 정강이를 폭행했다”, “시위 진행자가 경찰에게 협박받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온라인 공간에서 돌았다. 이 내용이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오자, 경찰이 이를 의식해 여경을 시위 경력으로 대거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기 위해 시위 참가자들에게 여러 가지를 당부했다. 참가자의 개인 인터뷰는 절대 금지하고, 피켓을 받은 뒤 자리에 앉아달라고 했다. 화장실에 다녀올 때는 5인 1조로, 스태프와 동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심지어 흡연하러 갈 때도 ‘매시 정각’을 지켜달라고 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자리를 비울 경우에도 주변에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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