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사회가 준 행운이니 세금을 많이 내라고?

입력 2018.07.07 03:00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

로버트 H 프랭크 지음|정태영 옮김|글항아리
288쪽|1만5000원


미국 유소년 하키 리그는 참가자의 생일 커트라인을 1월 1일로 잡는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많은 하키 꿈나무들의 운명을 가른다. 나이가 어릴수록 연초에 태어난 아이가 연말에 태어난 아이보다 덩치도 크고 힘도 세니 선발될 가능성이 더 크다. 일단 뽑힌 아이는 사회의 조직적인 후원을 받으며 성장한다. 실제로 미국에서 성공한 아이스하키 선수들 가운데 40%는 1~3월생이고, 10~12월생은 10%에 불과하다.

생일이라는 우연이 개입한 덕에 세상의 배려를 더 많이 누리며 정상에 오른 선수들은 마땅히 그 열매의 일부를 세상에 내놔야 한다. 코넬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인 저자는 그 방식이 세금 납부라고 주장한다. 좋은 교육 인프라를 갖추거나 사회간접자본이 잘 정비된 나라는 거저 되는 게 아니라 세금을 통해 만들어지니 우리 이웃은 물론 후손의 성공을 위해서도 세금 내는 걸 아까워하지 말라고 한다.

성공이 온전히 개인의 재능과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행운을 베푼 사회에 보답하라는 그의 주장은 귀 기울일 만하다. 그런데 성공한 보수주의자들이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공감할 줄 몰라 세금 내는 걸 아까워한다는 비판은 지나치다. 빌&멀린다 게이츠재단을 세워 성공의 열매를 사회에 돌려주는 빌 게이츠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보수주의자들은 대개 세금보다 기부를 선호한다.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고 믿으며, 세금을 통한 부의 분배가 자칫 노동의 기풍을 흐리고 나태함을 부를까 봐 경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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