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공포 속 14세 소년… 심리학자 엄마와의 편지

조선일보
  • 유석재 기자
    입력 2018.07.07 03:00

    소년기

    소년기

    하타노 이소코 지음|정기숙 옮김|우주소년
    264쪽|1만5000원


    중학교에 다니기 위해 대도시에 홀로 남은 아들은 "어머니에게 죄송한 말씀인지 모르겠지만, 실은 저 혼자 살면 즐거울 것 같아요"라며 부모 품을 벗어나 살아갈 인생의 설렘을 털어놓는다. 그런 아들에게 엄마는 존댓말로 "자식을 전쟁터에 보내고도 슬퍼하지 않는 엄마가 어디에 있을까요? 사람은 슬프면 마음껏 슬퍼해야 해요"라며 속마음을 이야기한다.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4년, 공습의 공포 속에서 14세 소년 이치로의 가족은 아들만 도쿄에 두고 시골로 내려간다. 이치로는 일상의 온갖 이야기와 인생의 고민을 편지에 담고, 심리학자인 어머니 이소코는 그것을 넉넉히 받아주며 성장을 돕는다.

    전쟁의 극한 상황 속에서 질풍노도 청소년기의 흔들리는 감정과 욕망이 편지에서 드러난다. '리버럴리스트라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배려하지 않아 실망인데 왜 이런 아버지와 결혼했느냐' '아버지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살아 있는 동안이라도 책을 읽고 싶다고 하셨다'는 문장들이 긴 여운을 남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대화의 전부인 가족이라면 70년 전의 이 사려 깊은 편지글이 무척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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