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철없는 상상력에 웃음이 빵! 동시와 카툰이 만났어요

조선일보
  • 김경은 기자
    입력 2018.07.07 03:00

    얼룩말의 생존 법칙

    얼룩말의 생존 법칙

    시 최승호·말풍선 백로라·그림 윤정주
    문학동네ㅣ68쪽ㅣ1만2800원


    '나는 바버리사자/ 파리들이 덤벼도/ 움직이면 안 돼/ 생쥐들이 수염을 당겨도/ 움직이면 안 돼// 나는 왕이니까.' 동시 '늠름한 바버리사자' 전문이다. 딱 벌어진 어깨에 값비싼 트렌치코트를 입고 뒷짐 진 사자의 뒤태가 위풍당당하다.

    그런데 옆쪽에 그려진 카툰(cartoon·만화)으로 눈길을 돌리니, 아뿔싸! 사자의 커다란 얼굴에 파리와 생쥐가 바글바글 달라붙어 갈기와 수염을 찢고, 자르고, 당기고, 볶고 생난리가 났다. 사자는 눈물을 찔끔 쏟으면서도 '동물의 왕'답게 품위를 지켜보지만, "사자는 울지 않아" "왜?" "왕이니까" "우린 왕 같은 거 하지 말자" 주고받는 파리들의 대화에 할 말을 잃는다.

    책 속 일러스트
    /문학동네

    서른한 편의 짤막한 동시와 서른한 편의 유쾌한 카툰이 나란히 들어앉은 카툰 동시집.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은 시인 최승호와 아이들 마음을 기똥차게 읽어내는 화가 윤정주가 손잡았다.

    발상이 기발하다. '바람 분다 꺄르륵' 그냥 웃는 돌고래, '발마다 금화가 주렁주렁' 욕심 많은 대왕문어, '배고픈 내가 짜증 나' 인상 쓰는 상어까지 동시 속 동물들은 하나같이 개성 만점. 그와 나란히 '캔버스'에 그려진 카툰은 "아저씨, 주름 하나 펴는 데 얼마예요?" "넌 펼 게 없는데?" "우리 엄마 주름요." "네 엄마 주름 없는데?" "엄마는 저만 보면 이마에 주름이 생겨요." 같은 꾸밈 없는 혜안(慧眼)으로 웃음이 툭툭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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