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이 연간 340억달러(약 38조원)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제품에 고율 관세 부과를 시작한 6일 즉시 같은 규모로 맞보복 관세부과에 나선데 이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저녁 8시 31분(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미국이 (무역법)310조 조사에 근거에 시행한 관세부과 조치에 대해 WTO에 추가 제소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지난 4월 4일 미국이 중국에 대한 301조 조사를 근거로 징세를 추진하기로 한데 대해 WTO에 제소한 적이 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앞서 미국이 이날 0시 1분(현지시간, 중국시간 낮 12시 1분) 중국산 818개 품목(340억달러 어치)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개시하자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도 같은 시간에 미국산 대두 자동차 수산물 등 545개 품목(340억달러 어치)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중국 상무부는 곧이어 12시 5분 대변인 명의 담화문을 통해 “미국이 경제 사상 최대의 무역전쟁을 일으켰다”며 “적절한 때에 WTO에 유관 상황을 통보하고 세계 각국과 함께 자유무역과 다자체제를 공동으로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반격하면 추가로 5000억달러(약 558조 5000억원)의 중국산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중국의 반격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확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먼저 340억달러 어치에 대해 관세를 매기고, 나머지 160억달러 규모에 대해선 2주 이내에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보하고 있는 2000억달러어치가 있고, 그리고 3000억달러어치가 더 남아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이 미국에 수출한 상품이 5055억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모든 중국산 수입제품에 관세 장벽을 쌓겠다는 경고인 것이다.

일각에선 세계 경제 양대국인 미국과 중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미중 무역전쟁이 막판 협상을 통해 타결될 가능성도 제기하지만 당장은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날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미중이 최근 24시간내 협상이나 대화를 했냐는 질의에 “미국이 미중 무역마찰을 도발한 이후 미중 양측은 이 문제를 갖고 소통을 유지해왔다”며 “중국은 유관 방면에서 양국 무역의 이견과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고 이성적으로 처리하도록 하는데 일관되게 최대한 노력을 해왔고, 이같은 입장은 명확하고 미국은 중국의 입장을 처음부터 확실히 알고 있다”고 답했다. 추가로 미국과 대화할 게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