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장하성, 경제성적표 안좋은데 국민연금 인사논란까지

입력 2018.07.06 15:18 | 수정 2018.07.06 16:11

6일 오전 현안점검회의 불참… “다른 회의 참석”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위태롭다. 지난 5일 자본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임명 과정에서 장 실장이 적극 밀었던 인사가 탈락한 사실이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장 실장 수하의 경제 담당 수석비서관 2명이 경제 실정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교체된 직후다. 이에 따라 장 실장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률 80% 달성에 따른 격려 방문을 위해 지난 5월 10일 서울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를 찾아 전국 근로복지공단 일자리 안정자금 담당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27일 기금이사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후보자 3명 중 적격자가 없어 재공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장 실장의 권유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 지원했고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으로부터 사실상 내정 통보를 받았다고 지난 5일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에 “장 실장이 지원해보라고 전화로 권유한 것은 맞는다”고 밝혔다.

곽 전 대표는 장 실장으로부터 지난 1월 30일 전화를 받아 본부장 지원을 권유받았고, 지난 4월 말 김 이사장에게 사실상 내정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실제로 곽 전 대표가 서류와 면접 전형에서 후보자들 가운데 최고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후 2개월 가까이 지나는 동안 인사는 확정되지 않았고, 결국 국민연금의 재공모 발표로 곽 전 대표 인선은 무산됐다.

장 실장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역할에 대해 곽 전 대표와 매우 구체적인 논의까지 진행했다. 곽 전 대표는 장 실장과의 통화와 관련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중요성, 본부장의 역할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했다. 일부 언론은 이와 관련 곽 전 대표가 “운용 기금을 공공사업에 사용하려는 압력은 어떻게 막나”라고 물었고, 장 실장이 이에 대해 “그 부분은 총 기금의 1%로 한정돼 있다. 추가로 사용하고 싶으면 채권을 발행하고 그 채권을 사겠다고 일단 결론지었다”고 답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장 실장이 곽 전 대표와 함께 일하고 싶었던 의지가 매우 강했던 것으로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청와대 정책실장이 미는 사람을 누가 떨어트릴 수 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병역도 있고 국적 문제도 있고, 검증해 보면 여러 문제가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기준에 맞지 않아서 탈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 실장의 위태로운 정치적 입지의 반영이라는 분석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장 실장은 지난번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인사 과정에서도 꾸준히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참모들에게 “금융계 인사에 개입하지 말라”고 했던 경고도 장 실장을 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장 실장은 미중간 무역 갈등을 비롯해 경제분야 리스크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도 성과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이 담당하는 남북관계 및 외교안보 이슈와 전 정권 관련 ‘적폐청산’ 국정 과제가 가시적 성과를 보이는 것과 달리, 같은 청와대 3실장임에도 불구하고 장 실장이 담당하는 경제분야 성과는 매우 저조하다.

이와 관련 지난달 27일 청와대 인사에서 정책실 산하 3명의 수석비서관중 경제ㆍ일자리 등 2명의 수석이 교체됐다. 이 과정에서 정책실장 직할의 정태호 일자리수석이 맡고 있던 ‘정책기획비서관’직도 공석이 됐다. 그가 수하를 대거 잃자 ‘사실상 장 실장을 향한 문책’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장 실장은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청와대를 떠나는 수석들이 마지막으로 참석한 현안점검회의에서 비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새로 기금운용본부장 인선에 들어간 국민연금을 비롯해 경제관련 기관들에서 장 실장의 영향력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새로 임명된 경제관료 출신의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하성 대 김동연(경제부총리)’ 구도가 ‘윤종원 대 김동연’ 구도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윤 수석을 처음 만나 “장악력이 강하다고(들었다)”며 “앞으로 정부와 청와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잘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 실장은 6일 오전 임종석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현안점검회의에 불참했다. 이 회의는 매일 아침 정례적으로 열린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장 실장이 다른 회의가 있어서 갔다가 왔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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