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트럼프 집성촌'엔 트럼프만 600여명이 산다

조선일보
  • 노석조 기자
    입력 2018.07.06 03:01

    1200여명 중 姓 절반이 트럼프… 친조부모 태어나고 자란 마을
    찾아와 항의하는 사람들로 몸살 "트럼프 오면 다른 곳으로 여행"

    왕 노릇하는 광대 - 미 일간 뉴욕데일리뉴스가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자 1면에 광대 분장을 하고 머리에 깨진 왕관을 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합성 사진을 실었다. “왕 노릇 하는 광대는 242년 전 이 나라가 건국할 때 기반을 둔 근본 가치를 뒤엎지는 못할 것”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사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을 봉쇄하고, 피난처를 찾아온 어머니들을 아이들과 격리하는 데 미국의 강력한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racist)’, ‘닥터 악(惡)(Dr. Evil)’ 등으로 지칭하며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왕 노릇하는 광대 - 미 일간 뉴욕데일리뉴스가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자 1면에 광대 분장을 하고 머리에 깨진 왕관을 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합성 사진을 실었다. “왕 노릇 하는 광대는 242년 전 이 나라가 건국할 때 기반을 둔 근본 가치를 뒤엎지는 못할 것”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사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을 봉쇄하고, 피난처를 찾아온 어머니들을 아이들과 격리하는 데 미국의 강력한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racist)’, ‘닥터 악(惡)(Dr. Evil)’ 등으로 지칭하며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뉴욕데일리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親)조부모는 독일 출신이다. 그들이 태어나 자란 마을은 주민 절반의 성(姓)이 '트럼프'인 집성촌(集姓村)이다. 독일 남서부 라인란트-팔라티나테주(州)에 있는 포도주 산지인 칼슈타트(Kallstadt)라는 마을로, 1200여 명의 주민은 미국 대통령을 그냥 '도널드'라고 부른다.

    그러나 주민들은 트럼프 대통령 집안의 뿌리가 있는 곳이란 이유로 적잖은 고통을 겪어, 그에게 호의적인 이는 거의 없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 보도했다.

    2016년 미국 대선이 끝나자 이 마을의 수난이 시작됐다. 마을 호텔들엔 예약 취소와 불매 운동이 잇따랐다. 외지 관광객들은 시도 때도 없이 창문을 두드려 '트럼프 집'을 물으며 괴롭혔다. 현지에선 '드룸프'로 발음하는 이곳의 수많은 트럼프 중에서, 미국 대통령과의 친인척 관계를 시인하는 이는 거의 없다. '트럼프 빵 가게'를 하는 우르슐라 트럼프(71)는 마지못해 "친척을 맘대로 선택하는 건 아니잖소"라며 NYT에 먼 친척임을 밝혔다. 그는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멕시코 장벽을 중단하라고 전해 달라"는 전화를 받고 "나도 그 사람 번호 모른다"고 답한 적이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발표할 때도 마을 사람들끼리 "네 친척이 하는 거 봐라" "네 친척이기도 하잖아"라고 다퉜다. 칼슈타트의 시장은 "마을 절반이 트럼프 친척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할아버지 프리드리히와 할머니 엘리자베스는 서로 마주한 이웃이었다. 프리드리히는 1885년 16세에 미국에 혼자 가서 이발소와 식당 운영으로 큰돈을 벌었고, 1902년에 돌아와 결혼하고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그가 캐나다 유콘 지역에서 금광 캐는 광부들을 상대로 매춘업을 했다는 얘기도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이한 헤어스타일 고집과 수많은 '성(性)추문'은 할아버지의 전력(前歷)과 묘한 '공통점'이 있다고 꼬집었다. 할아버지도 손자처럼 술은 입에도 안 댔고, 병역기피자였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고향에서 "매우 예의 바르고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으로 소문났었다.

    현재 칼슈타트엔 할아버지의 생가(生家)를 알려주는 표지판도 없다. 이 마을 관광 안내문에도 포도주와 돼지 내장 요리,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시절의 것인 교회 오르간을 선전하는 내용은 있어도 트럼프 대통령 언급은 한마디도 없다. 마을의 관광 책임자는 "이름에 논쟁적 요소가 너무 많다"고 했다.

    요즘 이 마을엔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한다. 미국 대사관에서도 마을에 관심을 보이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지난 4월 백악관 방문 때 트럼프에게 칼슈타트의 위치를 알려주는 독일 지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NYT는 "주민들은 그가 오면 여행 떠나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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